[기획] 보험업계, EU 규제 강화에 수출용 제품 보험 개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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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보험업계, EU 규제 강화에 수출용 제품 보험 개정할까

더리브스 2026-08-04 11:13: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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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황민우 기자]
 [사진=황민우 기자]

유럽연합(EU)에서 제품 결함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배상 책임을 확대한 신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현지 바이어들이 한국 수출기업에 제품책임보험(PL) 가입 증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손해보험회사들은 해외 PL 보험을 운영 중이다. 일부 보험사는 고객 문의를 받고 상품 개정 검토를 추진 중인 반면 상품이 유연하게 설계돼 큰 변화는 없을 거란 설명을 전한 곳도 있다. 


PL 가입 증명, EU 시장 공략 시 ‘사실상’ 필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함부르크무역관에 따르면 독일 제품책임법은 제품 결함으로 사망, 신체·건강 침해, 제3자 재산 손해 등이 발생할 경우 제조업자에게 무과실책임을 묻는다. 이 법은 수입업자에게 제조업자와 같은 수준의 법적 책임을 요구한다. 

현지 피해자들은 한국 제조사 대신 독일 수입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접근성 측면에서 쉽다. 독일 바이어는 피해자에게 먼저 배상한 후 한국 제조사에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때 해외 PL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국제 소송보다 법적·재무적 부담이 낮다. 

독일 바이어들은 EU 제품책임지침(Directive (EU) 2024/2853)의 전면 적용을 앞두고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고 한국 기업에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 신규 지침은 2024년 12월 8일 발효됐다. 독일 등 모든 EU 회원국은 오는 12월 9일까지 자국 국내법에 해당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12월 9일 이후 유럽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에는 신규 규정이 전면 적용된다. 

신규 규정은 사고 발생 후의 배상 책임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주로 유형의 물리적 제품에 한정됐으나 이후에는 소프트웨어(SW), 디지털 제조 파일, 인공지능(AI) 시스템까지 포함됐다. 독일법 기준 최대 8500만 유로(한국 돈 약 1401억원)의 인적 손해 배상 책임 상한선, 소비자가 물적 손해 청구 시 500 유로(한국 돈 약 82만원)를 부담해야 하는 조항도 모두 사라진다. 

바이어와 제조사가 직면할 소송 빈도와 배상 규모가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국내 손보사나 보험 중개사를 통해 독일과 EU 지역을 담보하는 해외 PL 보험을 가입해두는 일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국내 주요 손보사들, 해외 PL 보험 운영 중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개요도. [사진=KB손해보험 홈페이지 캡처]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개요도. [사진=KB손해보험 홈페이지 캡처]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해외 PL 보험과 기업종합배상책임보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상품에는 수출 대상국, 제품군, 연간 매출액, 위험도 등이 반영된다.

삼성화재의 PL보험 상품을 이용하는 수출기업들은 담보 지역을 전 세계로 설정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발생한 사고(피해)에 대한 보험 처리(소송, 보험금 지급 등)를 지원한다.

현대해상,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의 생산물배상책임보험에는 국문 약관과 영문 약관이 있다. 현대해상은 영문 계약을 별도로 문의할시 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수출용 제품에 영문 약관이 쓰인다고 명시했다. 

흥국화재는 독일이나 유럽만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 다만 해외 PL 상품에 가입할 때 담보 지역을 독일이나 유럽 또는 전 세계로 지정할 수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보험사들이 영문이나 국문으로 작성한 기본적인 약관이 있다”며 “다만 가입을 위해 보험사와 논의할 때 보장 지역이나 범위를 세분화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업계, 규제 강화에 “대응 준비” vs “문의 없어”


EU 신규제품책임 지침이 미칠 영향에 대해 보험사별로 전망과 대응이 나뉜다. 고객 문의가 있었고 상품 개정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 있는가하면 기존 상품으로 충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삼성화재는 기존 PL 상품에서 보장하는 담보 영역에 일부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EU 법령 개정에 맞춰 담보 공백이 없도록 상품 개정을 검토 중이다. 

흥국화재는 해외 바이어가 요구하는 보험 조건과 가입 금액에 맞춰 달라는 요청이 증가해 고객 맞춤형 보험 조건과 인수 서비스를 고객들의 필요에 맞게 제공할 예정이다. 

KB손보는 자사 PL 상품이 이미 국가나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설계됐다는 입장으로 기존 상품을 잘 운용해 기업들의 수출을 도울 거란 계획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아직 가입자 측에서 별도 요구사항은 없었는데 이 법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보험 시장에서는 유럽도 미국과 비슷하게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담보해야 할 사고 빈도와 심도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해외 PL 상품을 이용하면 보험사가 대리로 사고 처리를 도울 수 있다”며 “수출 지역에 대해 잘 모를 경우 보험사의 법률적 노하우를 빌려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섭 기자 newstart@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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