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홈런 친 누나" 두산 박준순과 야구여왕 박민서가 함께 꾸는 꿈 "미국에서 만나자" [윤승재의 야: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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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홈런 친 누나" 두산 박준순과 야구여왕 박민서가 함께 꾸는 꿈 "미국에서 만나자" [윤승재의 야:후일담]

일간스포츠 2026-08-04 11:0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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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아-박준순. 사진=야구여왕, 두산 베어스


'너, 나한테 홈런 맞았잖아.'

2살 터울 남매 같은 두 선수의 케미는 진했다.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리틀야구 시절 홈런 이야기를 종종 꺼낸다는 누나의 말에 동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자존심이 상하거나 분해하지는 않았다. "(박)민서(22) 누나는 그때도 지금도 엄청 잘하거든요." 동생 박준순(20·두산 베어스)은 9년 전 누나에게 맞은 홈런을 기분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2017년 10월, 구리시장기 전국리틀야구대회 때였다. 성동구리틀야구단과 동대문구리틀야구단의 경기. 성동구가 4-5로 끌려가던 7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박민서가 당시 투수로 마운드에 있던 박준순의 초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역전 홈런을 날렸다. 투수가 없어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던 박준순은 "변화구를 던지고 싶었는데, 포수 형이 계속 직구 사인을 내 어쩔 수 없이 직구를 던졌다가 맞았다"고 회상했다. 반면 박민서는 "초구를 바로 노렸는데 역전 홈런으로 이어졌다"며 짜릿했던 당시를 돌아봤다.

이 홈런 영상은 아직도 유튜브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꾸준히 연락을 이어온 박민서가 가끔씩 박준순에게 이 영상을 보내며 장난을 치기도 한다고. 최근 야구 예능 프로그램 '야구여왕 시즌2'에 출연한 박민서를 두고 윤석민 코치가 이 사연을 소개하면서 다시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동구리틀야구단 시절의 박민서와 동대문구리틀야구단 시절의 박준순. 사진=박민서-박준순 본인 제공
2017년 10월 구리시장기 전국리틀야구대회 8강전에서 25번 박준순을 상대로 역전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는 박민서. 사진=박철희 유튜브 캡처


소속팀은 달랐지만 같은 지역구 리그에서 뛰며 자연스럽게 친해진 이들은 줄곧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특히 리틀야구 졸업 후 여자야구 선수가 뛸 정식 팀과 리그가 부족해 박민서가 골프로 전향했을 때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던 이가 바로 박준순이었다. 반대로 누나가 방송을 통해 다시 야구공을 잡았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기뻐한 사람 역시 그였다.

장난기 넘치던 동생은 어느덧 프로 2년 차 선수가 되어 소속팀의 핵심 내야수로 자리 잡았다. 그사이 골프에 매진하면서도 가끔 방망이를 휘두르곤 했던 박민서는, 이번 방송 출연을 계기로 야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태우며 동생에게 조언을 구했다. 박민서는 "준순이가 프로에서 정말 잘하고 있지 않나. 어릴 때부터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정말 잘했다"며 "어떻게 하면 홈런을 칠 수 있는지, 내야 수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것저것 다 물어봤다"고 말했다.

동생은 누나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박준순은 "워낙 잘하는 누나라 딱히 해줄 말이 없었다. 리틀야구 때처럼만 해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박민서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홈런을 치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하니, 준순이가 발사각과 탄도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주며 도움을 줬다. '어릴 때 하던 대로 스윙해라. 억지로 바꾸려 하면 오히려 더 안 맞는다'고 진지하게 조언해 줘서 무척 고마웠다"고 돌아봤다. 누나의 꺾이지 않은 도전에 박준순 또한 "누나의 야구 열정은 여전히 대단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진=박민서 SNS
사진=야구여왕/박민서 SNS 캡처


2026년은 두 '절친'이 재능과 열정을 나란히 꽃피우는 시기다. 박준순은 프로 2년 차인 올해 기량이 만개하며 두산의 주전 내야수로 활약 중이다. 박민서 역시 골프 선수로서 도전을 이어가던 중, 영상으로 지원한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비록 하위 라운드(6라운드 전체 115순위) 지명으로 최종 프로 계약까지 닿지는 못했지만, 마음속 깊이 잠재돼 있던 야구 열정을 다시 불태우기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 이를 계기로 박민서는 예능 프로그램 '야구여왕 시즌2'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야구공을 다시 잡았다.

박민서는 "골프 티칭 프로 자격증을 따는 등 골프 쪽 길을 열어두는 동시에 야구도 병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야구 아니면 골프' 식으로 무조건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지금은 더 넓은 시야로 다양하게 미래를 그려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어느 하나도 허투루 할 생각은 없다. WPBL 드래프트와 방송을 통해 기량을 다시 확인한 만큼, 야구에서도 최선을 다해 길을 모색하겠다는 각오다. 언젠가 WPBL 무대에도 꼭 다시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낸 박준순. 두산 제공
[포토]끝내기 박준순, 하얗게 불태웠어!


묵묵히 길을 걸어가는 누나에게 동생은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넸다. 박준순은 "누나가 나오는 '야구여왕'을 잘 보고 있다. 더 잘해서 꼭 미국(WPBL) 무대까지 다시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민서는 싱긋 웃으며 "프로 2년 차인데도 주전으로 활약하는 걸 보니 대단하다. 한국에서 정점을 찍고, 나중에 더 큰 무대에서 같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더 큰 무대라면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말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민서는 "준순이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선수다. 항상 응원한다. 물론, 나도 잘해야 한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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