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포커스] "자폐증 정의 너무 넓어졌다…혼란·오진·과잉진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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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포커스] "자폐증 정의 너무 넓어졌다…혼란·오진·과잉진단 우려"

연합뉴스 2026-08-04 09:10: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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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자폐증 권위자 "자폐스펙트럼 정의 재검토 필요…개인별 지원에 초점 맞춰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자폐증 정의가 다양한 특성을 포함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로 넓어지면서 의료 현장에서 혼란과 오진, 과잉 진단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자폐증의 정의와 진단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폐스펙트 장애(일러스트) 자폐스펙트 장애(일러스트)

제작 이소영(미디어랩) 아이클릭아트 그래픽 사용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자폐증 권위자 우타 프리트 명예교수는 4일 의학 저널 사이콜로지컬 메디신(Psychological Medicine) 사설에서 현재 자폐스펙트럼 개념은 너무 광범위해 임상적 유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프리트 교수는 "자폐증은 처음에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행동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 아동만을 가리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언어장애나 학습장애가 없고 특성이 비교적 경미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도록 정의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프리트 교수는 1960~1970년대 자폐증 연구의 기초를 마련한 대표적 연구자로 자폐증의 인지적 특성을 연구하면서 '마음이론 결손'(Theory of Mind deficit)과 '약한 중앙통합성'(Weak Central Coherence) 이론을 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이론 결손은 자폐인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믿음, 의도를 추론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개념이며, 약한 중앙통합성은 세부 정보에는 뛰어나지만 이를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통합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보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

현재는 일정한 진단 기준만 충족하면 나이나 지능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자폐증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영국에서는 1960년대 아동 1만명당 약 4명이던 자폐증 진단이 현재는 학령기 아동 57명 중 1명 수준으로 40배 이상 증가했다.

프리트 교수는 증가의 원인으로 ▲ 자폐증에 대한 인식 향상과 낙인 감소 ▲ 진단 기준 해석 확대 ▲ 온라인에서 자신을 자폐증과 동일시하는 사람 증가 ▲ 자가 진단과 소셜미디어 영향 ▲일상생활 어려움을 의학적 진단명으로 설명하려는 문화적 변화 등을 꼽았다.

또 자폐증은 이제 의학적 용어를 넘어 대중문화의 일부가 됐고,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공동체는 경험 공유에 도움을 준 반면 자폐증에 대한 단순화나 잘못된 인식도 확산시켰다고 말했다.

프리트 교수는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이후 자폐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고, 두 집단의 유전적 특성도 서로 다를 가능성이 제시돼 이들이 실제로 같은 질환인지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폐증은 아직 객관적인 생물학적 검사법이 없고, 진단이 임상의 판단과 당사자 자기 보고에 의존하는 데다 자기 어려움을 숨기는 마스킹(masking) 개념까지 더해져 진단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자폐증의 정의가 계속 확대되면 실제로는 다른 질환이 원인인데도 자폐증으로 진단하는 과잉 진단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리트 교수는 앞으로는 하나의 넓은 자폐스펙트럼 대신 특성이 비슷한 하위 집단을 보다 명확히 구분해 개인별 지원 필요에 초점을 맞추고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진단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제는 자폐스펙트럼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졌는지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지 못하면 사람들의 실제 필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적절한 지원도 잘못된 방향으로 이뤄질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Psychological Medicine, Uta Frith, 'Autism Spectrum Disorder: Has it lost its meaning and is it leading to misdiagnosis?', http://dx.doi.org/10.1017/S0033291726105376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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