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화없다' 버티기…트럼프, 공격보류했더니 협상도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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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대화없다' 버티기…트럼프, 공격보류했더니 협상도 난관

연합뉴스 2026-08-04 02:2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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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對이란 위협 효과없고, 이란은 '美 공격하면 우리도 공격'

NYT, 트럼프의 공격 철회 두고 "누가 전쟁에서 우위인지 보여줘"

미군의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 모습 미군의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 모습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공습을 위협했다가 이란과의 대화가 재개됐다면서 보류하고, 이란은 미국과의 대화는 없다면서 부인하는 상황이 이란 전쟁의 새로운 패턴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공습 위협을 반복하면서 미국이 달성하려는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이란 비핵화' 전쟁 목표가 이란의 버티기 전략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미국 언론은 전쟁 주도권이 이란에 넘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이란을 향한 강력한 공습을 예고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주말(8월 1∼2일)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해 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작전을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고, 전날에도 기자들에게 "호르무즈에 관한 합의가 있다"며 그다음엔 이란 비핵화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란과 3일 오후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안전 보장 경로 합의를 진행 중이며, 이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영해로 두고 있는 "이란과 오만 사이의 문제"라며 미국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가이 대변인은 특사 방문을 통한 미국과의 협상 재개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어떤 대표단을 맞이하거나 방문할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 6월 중순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가 파기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공습을 위협했다가 대화를 이유로 보류해왔고, 이란은 대화 진행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13일 연속 공습을 중단한 지난달 24일 이후 이란의 요청으로 '진지한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으나, 바가이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현재 우리는 미국과 어떤 협상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현재 공개적으로 드러난 대화는 이란과 오만 사이의 호르무즈 관련 협상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이란과의 대화와 관련해 중재국을 사이에 둔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일 수는 있어도 공개된 것은 없다.

이란 미사일 이란 미사일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란이 공습 위협에 굴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를 위한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철회를 두고 "이란 입장에서 보면 누가 (전쟁에서) 우위인지를 보여준다"면서 "이란 당국자들이 적극 부각하려는 점, 즉 전쟁을 두려워하는 건 이란이 아니라 트럼프라는 주장에 새 빌미를 제공했다"고 짚었다.

이란의 전직 외교관 아미르 알무사위는 NYT에 지난 주말 미국과 협상 수석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장이 만났다면서 "이란은 종전 MOU로 복귀하지 않는 한 협상 재개를 거부한다고 했다"며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력 시설 타격 위협에 '미국이 공격하면 우리도 공격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무사위는 "양측이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위협하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며 "하지만 이란은 그렇게 쉽게 조종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이란이 대리 세력을 활용해 또 다른 글로벌 에너지 수송 경로인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시도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의 에너지 시설 공격 감행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는 것은 이란 입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미 동맹국들이 자국 피해 우려 속에, 미국에 공습 대신 대화를 요청하고 있어서다.

이란이 요르단의 미군 기지에 탄도미사일 선제공격을 가해 미군 장병 3명이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선임연구원은 현재 분쟁 상황은 "근본적으로 지역 안보 체제를 재편하는 문제"라며 "이란은 (호르무즈)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걸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 폭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인 알리 바에즈는 "요르단에서의 공격은 게임 체인저였다"며 이 공격이 이란의 미사일 비축량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점을 보여줬고 이란의 정보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바에즈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부터 현 2기까지 이란을 향한 공격적 전술이 오히려 이란을 강경하게 만들었다며 "이제는 군사적 압박까지 더해졌지만, 그가 추구하는 결과를 단 한 번도 가져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원의 이란 전문가 파르잔 사베트 연구원은 미군의 탄약 비축량 고갈 등을 짚으면서 "미군의 선택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이는 탄약 부족 문제만이 아니다"고 NYT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공격 위협이 이란의 전략적 판단을 변화시킬지 불분명하며, 미군의 작전이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능력을 충분히 약화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사베트 연구원의 분석이다.

NYT는 이제 이란 강경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딜레마를 조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브라힘 레자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석기 시대로 돌려보내겠다"고 위협한 것을 직격하며 소셜미디어에 "이란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이 지역(중동) 전체와 시설들을 석기 시대로 돌려놓겠다"고 적었다.

이란의 강경파 평론가인 세예드 모하마드 마란디는 자기 엑스 계정에 치킨 타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용어인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를 시사한 것이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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