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 타격 계획을 취소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 걸프만 동맹국들의 중단 요청과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 측은 협상 재개 사실을 부인하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중동 사태의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이란 및 중동 국가들이 공습 유예를 요청했으며, 합의 틀이 마련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전면적 개방과 이란 핵 위협 종식을 골자로 하는 합의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2일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그리고 이란으로부터 공습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는 대규모 공격이 될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직접 전화를 걸어 협상을 선호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외교부 대변인 바가에이는 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란과 미국 사이에 현재 회담이 없다"며 "이란은 이 며칠간 대표단을 접대하거나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명확히 부인했다. 바가에이 대변인은 "미국이 양해각서(MOU)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매헤르 통신은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이란이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고 한 것은 새로운 거짓말"이라며 "그가 계속 공격하든 물러서든, 우리 군은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의 반응도 주목된다. 이스라엘 고위 관리에 따르면, 이스라엘 지도부는 트럼프가 공습 취소를 발표한 사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 알게 됐으며, 수 시간 동안 '안개 속에 놓였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카츠 국방장관을 포함한 이스라엘 고위층은 이스라엘이 미국에 의해 '제쳐진 것'으로 인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외교부는 3일 이란이 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이란과 아만의 공동 관리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공습 취소 발표 이후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WTI 원유는 4.5% 하락한 배럴당 80.89달러, 브렌트유는 4.4% 하락한 배럴당 84.10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축소한 것이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극한 압박·마지막 순간 철회'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리쯔신 연구원은 "미국의 핵심 목표는 전면전이 아닌 '전쟁으로 압박해 항복시키는 것'"이라며 "사우디 등 지역 동맹국의 반대, 미군 참모본부의 공습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평가, 미국 내 여론 악화 등 삼중 제약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공격 명령을 재개할지, 이란-아만 간 해협 협상 결과, 미 의회 중간선거 전 여론 향방, 이스라엘의 독자적 행동 가능성 등이 주요 관망 포인트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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