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지역에 또 러 활공폭탄…30여명 사상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러시아가 탄도미사일에 이어 활공폭탄까지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이 러시아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시내 4개 구역에서 아파트 22채가 부서지는 등 재산 피해도 컸다.
지역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곳에 90분간 활공폭탄 8발을 집중 투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포리자는 최근 자주 활공폭탄 공격을 받는 지역 중 하나다. 지난달 26일에도 활공폭탄 공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지난달 14일에는 도네츠크 지역 인근의 우크라이나군 임시 주둔지가 활공폭탄 FAB-3000의 공격을 받았다. 무게가 6천600파운드(약 3천㎏)에 달하는 이 폭탄은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폭탄으로 알려졌다.
활공폭탄은 전투기에서 투하돼 장거리 활공을 통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유도 폭탄으로, 기존 방공체계로 요격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활공폭탄을 저지하려면 폭탄을 투하하는 전투기 자체를 막아야 하지만 원거리에서, 특히 러시아 영공에서 폭탄을 투하할 경우 우크라이나 측의 대응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패트리엇 등 최첨단 방공망 재원과 비교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은 활공폭탄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가 최근 활공폭탄 공격을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허점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2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뒤로 패트리엇 등 방공망 재원 부족에 시달려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패트리엇 생산 면허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후속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8일 패트리엇 생산 면허 제공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지만 그런 기술을 넘겨주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세는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드론으로 석유 시설과 유통망 공격을 강화한 뒤로 부쩍 수위가 높아졌다.
러시아 지역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밤새 블라디미르 지역에 있는 러시아 이커머스 기업 와일드베리스의 창고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중순 이후 러시아 전역에 있는 와일드베리스의 창고 약 20곳이 타깃이 됐다.
러시아 지역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 남부 흑해 휴양지 겔렌지크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아이를 포함해 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크림반도에서도 민간인 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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