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량에 따라 소득세·법인세를 공제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한다. 비수도권 생산분에는 최대 1.5배의 우대계수를 적용하고 중소기업의 안전시설 투자와 지방 벤처기업 출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전기·수소 업무용 승용차의 감가상각비 인정 한도는 높이는 반면 내연기관차 한도는 낮춘다.
◇6대 전략 분야 생산량 따라 세액공제…2027년부터 적용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녹색전환과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한 품목을 대상으로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한다.
적용 분야는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AI) 로봇부품 등 6개다. 구체적인 적격품목은 추가 검토를 거쳐 2027년 2월 시행령 개정안에 담는다.
공제 대상은 적격품목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해 국내에 판매한 거주자와 내국법인이다. 핵심 공정을 국내에서 수행하고 생산비용 중 국내 지출 비중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한다. 생산연도나 다음 연도에 판매해야 하며 중고품은 제외한다.
공제액은 적격품목 생산량에 품목별 기준공제액과 지방우대계수, 연도별 점감률을 곱해 산정한다. 품목별 기준공제액은 생산비용과 판매가격 등을 고려해 시행령에서 정한다.
지방우대계수는 생산지역에 따라 1.0~1.5를 적용한다. 수도권은 1.0이며 비수도권과 우대지역은 세부 구분에 따라 1.1·1.3·1.5가 적용된다. 우대지역의 구체적인 범위는 서울과의 거리, 인구, 경제·사회 여건 등을 반영해 시행령으로 정한다.
공제한도는 해당 연도 적격 생산비용의 50%와 생산시설 투자 누계액의 50%에서 기존 공제액을 뺀 금액 중 작은 금액이다. 공제받지 못한 금액은 10년간 이월할 수 있으며 최저한세도 적용한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2027년부터 2036년 말까지 운영한다. 다만 2034년에는 산출 공제액의 75%, 2035년 50%, 2036년 25%만 인정한다.
◇투자세액공제와 중복 제한…기존 공제 취소 후 선택 가능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받은 생산시설에서 생산한 품목은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생산한 품목도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2026년 말 이전에 생산시설 투자로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은 기존 공제를 취소한 뒤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공제액과 이자 상당액을 납부해야 하지만 과소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는 부과하지 않는다.
정부는 시설투자 규모뿐 아니라 실제 국내 생산 실적과 세제 혜택을 연계해 전략산업 공급망과 생산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수소 업무용차 연 1000만원…내연차는 700만원
업무용 승용차의 감가상각비 인정 한도도 차종별로 달라진다.
현재 업무용 승용차는 차종과 관계없이 5년간 정액법으로 감가상각하며 연 800만원까지 비용으로 인정한다. 개정안은 전기·수소차 한도를 연 1000만원으로 높이고 내연기관차 등은 연 700만원으로 낮춘다.
전기·수소차를 업무용으로 구입한 기업은 차량 취득비를 기존보다 빠르게 비용 처리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는 연간 손금 인정 규모가 줄어 비용 처리 기간이 길어진다.
정부는 친환경 업무용 차량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차종별 감가상각비 한도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중소기업 성장 뒤 세제혜택 단계 축소…안전시설 투자 지원
중소기업이 규모를 키운 뒤 세제 혜택이 급격히 사라지는 부담도 완화한다.
정부는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에 점감구조를 도입한다. 중소기업 졸업 후 5년간, 상장기업은 7년간 유예기간을 거친 뒤 3년 동안 기존 중기업 감면율의 50%를 적용한다.
지방 제조업 등에서 중기업에 적용하는 감면율이 15%라면 점감기간에는 7.5%를 적용한다. 수도권 일부 업종은 기존 중기업 감면율 10%의 절반인 5%가 적용된다.
영상·웹툰 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에도 같은 방식의 점감구조를 도입한다. 중소기업 유예기간이 끝난 뒤 3년 동안 12.5%의 공제율을 적용하고 이후 중견·대기업 공제율인 10%로 전환한다.
중소기업의 산업재해·화재 예방시설 투자에는 가속상각을 허용한다. 안전시설 관련 사업용 유형자산을 취득하면 기준내용연수의 50% 범위 안에서 내용연수를 단축할 수 있다. 일반 자산은 기준내용연수의 25%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해당 특례는 2027년 취득분부터 2028년 말까지 적용한다.
◇지방 벤처투자 공제율 7%…생산적 대출 충당금 한도 확대
벤처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대상과 공제율도 확대한다.
벤처투자 세제지원 대상 기업의 업력 요건은 설립 후 7년 이내에서 10년 이내로 완화한다. 내국법인이 인구감소지역이나 비수도권 인구감소관심지역의 벤처·창업기업 등에 직접 출자하면 법인세 세액공제율을 5%에서 7%로 높인다. 거주자와 벤처투자회사 등의 벤처기업 주식 양도소득 비과세 특례는 상시화한다.
금융회사가 창업·벤처·신기술기업이나 첨단전략산업기금 지원 승인과 연계된 대출을 취급할 때는 대손충당금 손금 인정 한도를 확대한다.
생산적 영역 대출은 채권잔액에 1%, 대손실적률, 금융감독규정상 적립률의 120%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적용해 손금 한도를 산정한다. 일반 대출에는 금융감독규정상 적립률을 그대로 적용한다.
정부는 국내생산세액공제와 지방 투자 우대, 중소기업 성장 지원을 통해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을 늘리고 기업 자금이 지방과 벤처·혁신 분야로 흐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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