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찾은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고단백 패스트푸드 전문점 '프로티너'는 점심 식사를 해결하려는 직장인들로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카운터 한쪽에는 포장된 음식들이 줄지어 있었고, 음식을 픽업하려는 배달기사들도 쉴 새 없이 매장을 들락거렸다.
프로티너는 모든 메뉴를 저당·고단백으로 구성한 외식 브랜드다. 샐러드, 파스타, 덮밥, 또띠아랩 등 흔히 접하는 패스트푸드 메뉴를 '맛있는 건강식'이라는 콘셉트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21년 첫 매장을 선보인 이후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에 힘입어 현재 서울 주요 상권에만 12개 매장을 확장해 운영 중이다.
프로티너 종각점 관계자는 "점심은 물론 퇴근 후 저녁 식사를 하러 오는 직장인이 많다"며 "예전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었다면 최근에는 건강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일반 직장인들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건강을 챙기면서도 먹는 즐거움은 포기하지 않는 헬시플레저 문화가 확산하면서 식품·외식 시장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체중 감량이나 운동 목적에 국한됐던 단백질·저당 제품은 이제 일상적인 끼니와 간식의 영역으로 스며들었다. 이에 맞춰 전문 외식 브랜드와 특화 매장이 등장하는가 하면, 주요 식품 기업들도 관련 라인업을 다각도로 늘리며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4000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5년 685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8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저당 식품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슈거제로 제품 생산실적보고 품목은 590개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국내 저당 식품 시장 규모 역시 2022년 3010억원에서 지난해 4120억원으로 36.9% 성장하며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커진 시장은 '제로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유통 매장까지 만들어냈다. 과거 일반 편의점이나 마트 매대 한구석에 겨우 자리를 차지하던 고단백·저당 식품이 이제는 매장 하나 전체를 통째로 채울 만큼 상품군이 다양해진 덕분이다.
실제로 찾아간 종각역 인근의 제로 식품 전문 매장 '제로연구소' 진열대에는 기존 제로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도넛, 피자, 떡볶이, 만두, 김밥에 이르기까지 수십 가지의 저당·저칼로리 제품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일반 무인 편의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상품 구성이었다.
제로연구소뿐만 아니라 제로스토어, 제로인제로, 제로초이스 등 제로 식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무인 가맹 브랜드가 잇따라 출범해 오피스 및 대학가 상권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로스토어의 경우 최근 전국 200호점을 넘어섰다.
식품업계도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4월 공식 론칭한 저당 전문 브랜드 '라이트앤조이'의 품목을 59종까지 확장했다. 유업계 역시 남양유업 '테이크핏', 매일유업 '셀렉스'와 '퓨어틴' 등을 앞세워 단백질 음료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해태아이스 등 빙과업체들은 대표 아이스크림의 제로·저당 버전을 연이어 출시하며 여름철 특수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대상, 샘표, 동원홈푸드 등 주요 조미료·소스 제조업체들 역시 드레싱을 넘어 장류와 파스타소스까지 저당 범주를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혈당 관리와 저속노화 등 일상적 건강 관리가 식품 소비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며 "향후 단순한 저당·고단백 구성을 넘어 맛과 영양, 기능성을 결합한 제품군 확장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