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카페는 '빵 구워야' 해당…경영기간 요건 10→30년 상향
심사위원회 신설해 타당성 심사…'과다 혜택' 토지공제 축소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정부가 그간 편법 상속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업상속공제의 요건과 심사를 대폭 강화한다.
내년 7월부터 대상 업종을 세분화해 주차장·병원·약국 등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경영 기간 요건을 30년 이상으로 기존보다 3배로 높인다.
대신 가업 승계를 돕기 위해 친족이 아닌 같은 업종 경영인이나 직원 등 제3자가 회사를 물려받는 경우에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과세 특례를 신설한다.
재정경제부는 3일 이런 내용의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가업(家業)의 정의를 '전문 기술, 경영상 노하우 보유 기업'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관련 법령에 따른 특허권, 산업기술, 숙련 기술, 영업비밀 및 유사 기술·노하우가 해당한다.
공제 대상 업종은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727개 업종으로 규정했다.
이번 개정으로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병원·약국 등은 대상 업종에서 제외됐다.
음식점업(16개)은 직접 제조·조리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그간 '꼼수 상속'의 대표 사례였던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앞으로 직접 빵을 굽는 경우에만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단 백년소상공인, 명문장수기업으로 지정된 경우 업종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예컨대 커피전문점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이 아니지만 백년소상공인으로 지정된 카페라면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는 또 민·관 심사위원회를 신설해 가업상속공제 신청 기업의 공제 적용 타당성을 심사하기로 했다.
경영 기간 요건도 강화한다.
피상속인(사망자)의 경영 기간이 현행 10년에서 30년 이상으로 높아지고, 상속인(상속받은 사람)의 사후 관리기간은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상향된다.
피상속인이 20년 이상 사업을 한 뒤 물려줬다면 부족 기간만큼 상속인의 사후관리 기간 연장을 전제로 공제를 허용해준다.
예를 들어 부모가 27년간 가게를 운영하다가 승계했다면 기본 사후 관리기간인 10년에 추가 3년(30년-27년)을 더해 총 13년간 사후 관리한다.
공제 한도는 최대 1천억원으로 상향한다. 피상속인의 경영 연수 1년당 20억원을 받을 수 있다. 30년 이상 장수 기업 지원을 파격적으로 확대하는 취지다.
현재는 10년 이상 300억원, 20년 이상 400억원, 30년 이상에 600억원 적용된다.
가령 45년간 가업을 운영하다 사망했다면 현재는 최대 600억원이지만, 앞으로는 45년에 20억원을 곱한 900억원까지 공제받는 것이다.
토지 공제 범위는 축소된다.
현재의 건축물 바닥면적의 3∼7배 수준에서 2∼3배로 줄어든다. 인구감소지역을 제외한 수도권은 2배, 기타 지역은 3배다.
아울러 토지 면적당 공제 한도(1㎡당 1천만원)가 신설된다.
정부는 "현재 공제 대상 자산의 약 60% 이상이 토지에 해당한다"며 "과다한 토지 보유를 통해 상속세를 회피하려는 유인을 축소하고자 한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겸업 시에는 앞으로 주업종이 공제업종이고 부업종은 비(非)공제 업종이면 주 업종에 해당하는 부분만 공제받을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 개편에 맞춰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 특례도 유사하게 업종, 요건 등을 개편한다.
아울러 사업 승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친족이 아닌 제3자가 가업을 승계받는 경우에도 세제를 지원하는 제도가 새롭게 마련된다.
매도자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의 중소·중견기업을 20년 이상 경영한 자로 60세 이상인 최대 주주 또는 최대 출자자가 대상이다.
매도자에는 주식 또는 사업용 자산에 양도소득세 20%를 감면한다. 경영 연수당 연 5천만원까지다.
매수자는 피 승계기업과 같은 업종을 10년 이상 경영한 자·기업 또는 피 승계기업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이 대상으로, 5년간 소득·법인세 10%를 연 5억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이는 2028년 1월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가업상속공제는 당초의 제도 취지에 부합하도록 공제 대상 업종, 요건, 공제 한도를 재설계해 전문 기술과 노하우의 승계에 공제가 적용되도록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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