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설화수로 중국 럭셔리 시장을 공략했던 아모레퍼시픽이 이제 북미 시장에서 코스알엑스·에스트라·이니스프리 등 멀티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1조1759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으로 각각 17%, 59% 성장했다.
해외 사업 성장세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9% 늘었다.
해외 매출에서 서구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아시아를 넘었다. 미주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비중은 24%, 중화권과 기타 아시아는 22.9%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주 매출은 2104억원으로 해외 매출의 38%를 차지했고,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성장 전략의 핵심은 멀티브랜드다. 하나의 대표 브랜드에 의존하기보다 각 브랜드가 가진 차별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다른 소비층과 유통 채널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이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레거시 기업으로서의 강점을 활용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멀티브랜드 전략을 활용해 기존 세포라 등 오프라인을 넘어 아마존‧틱톡 등 성장성이 높은 온라인 채널과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며 북미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미주 지역의 경우 세포라 중심 마케팅에서 2분기부터 아마존과 틱톡샵 등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며 미주 마케팅비 내 온라인 비중이 절반 수준까지 확대됐다.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오프라인 입점 확대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다.
◆설화수에서 멀티브랜드로…아모레 글로벌 전략 변화
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의 디지털 기반 글로벌 확장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코스알엑스 지분 인수를 통해 기존 럭셔리 브랜드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인디 브랜드를 추가했다. RX라인 제품 판매 호조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를 확대하며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는 에스트라다. 에스트라는 피부 장벽과 민감 피부 관리에 특화된 더마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과 세포라 등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아토베리어365 크림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미주 매출은 세 자릿수 성장했다. 북미 매출에서 에스트라 비중은 2분기 기준 10%대까지 높아지며 성장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도 북미 시장에서 브랜드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그린티 라인과 선케어 제품의 온·오프라인 채널 판매가 증가하며 최근 세포라닷컴 스킨케어 카테고리 1위를 기록했다.
라네즈는 북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 브랜드다. 립 슬리핑 마스크 등 대표 제품을 앞세워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 입지를 확대하며 성장축 역할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레거시 기업의 강점인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글로벌 성장 방식을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코스알엑스의 디지털 경쟁력, 에스트라의 더마 스킨케어 전문성, 라네즈·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인지도 등 각 브랜드가 가진 강점을 결합해 북미 시장 내 멀티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향후 과제도 있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각 브랜드가 지속적인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북미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유럽·일본 등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K-뷰티의 성장 공식이 중국 럭셔리에서 북미 효능 중심의 온라인 소비로 이동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설화수가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코스알엑스와 에스트라, 이니스프리는 새로운 글로벌 확장 방식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K-뷰티의 글로벌 중장기 지속 성장을 위해 갖춰야 할 능력 가운데 하나가 로레알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모레퍼시픽이 그 해답을 내놓고 있다”며 “이는 단일 인디 브랜드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요인이며 규모와 중장기 성장 여력 및 가시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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