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선풍기조차 뜨거운 바람만 내보내는 것 같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실제로 실내 온도가 33~35도를 넘어서면 선풍기는 주변 공기를 그대로 순환시키기 때문에 체감상 미지근하거나 뜨거운 바람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 아이스팩이나 얼린 캔을 활용하면 선풍기 바람을 조금 더 시원하게 만드는 방법이 온라인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선풍기 자체가 공기를 냉각시키는 기기는 아니다. 에어컨처럼 냉매를 이용해 온도를 낮추는 구조가 아니라, 주변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켜 피부의 땀 증발을 돕는 방식이다. 따라서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선풍기 역시 뜨거운 공기를 그대로 보내게 된다.
다만 차가운 물체를 이용해 선풍기 주변 공기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낮추면 체감 온도를 어느 정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튜브 '홈그리나 Homegrina'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은 아이스팩을 선풍기 뒤편에 두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홈그리나 Homegrina'에서도 소개한 방법이다. 먼저 얼린 아이스팩을 수건으로 한 번 감싼다. 바로 사용하는 것보다 수건으로 감싸야 결로로 인해 물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후 선풍기 공기를 빨아들이는 뒤쪽, 즉 모터가 있는 방향의 안전한 위치에 아이스팩을 놓는다. 선풍기가 차가워진 주변 공기를 흡입하면서 평소보다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원리다.
아이스팩을 여러 개 사용할 경우에는 한꺼번에 겹쳐 놓기보다 좌우로 넓게 배치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선풍기가 흡입하는 공기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스팩은 시간이 지나면 금방 녹기 때문에 1~2시간 간격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여분을 냉동실에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빈 캔을 이용하는 방법도 비슷하다. 맥주캔이나 탄산음료 캔을 고무줄로 선풍기 뒤편에 묶거나 고정하는 방식이다. 캔 표면이 차가워지면서 주변 공기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원리다.
얼음물 페트병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큰 페트병에 물을 채워 얼린 뒤 선풍기 뒤에 놓으면 아이스팩보다 오랜 시간 차가움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1.5리터 이상 큰 페트병은 녹는 속도가 느려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때도 반드시 받침대를 두거나 수건으로 감싸 결로로 인한 물기를 막아야 한다.
유튜브 '홈그리나 Homegrina'
젖은 수건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찬물에 적신 수건을 가볍게 짠 뒤 선풍기 뒤쪽에 걸어두면 증발 과정에서 주변 열을 빼앗아 체감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이는 증발 냉각 원리를 이용한 방법이다. 다만 습도가 높은 날에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실내 습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어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실내 공기를 먼저 식히는 것도 중요하다. 낮 동안 뜨거워진 커튼과 창문, 벽이 열을 계속 내뿜기 때문이다. 햇빛이 강한 시간에는 암막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활용해 열 유입을 막고, 해가 진 뒤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맞바람이 생기도록 창문 두 곳을 동시에 열고 선풍기를 창가 방향으로 틀어주면 실내에 갇혀 있던 뜨거운 공기를 더 빨리 배출할 수 있다.
바닥에 선풍기를 두는 것도 의외로 효과적이다.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쪽에 머무르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선풍기를 낮은 위치에 두고 바람을 위쪽으로 보내면 상대적으로 시원한 공기를 더 효율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다.
유튜브 '홈그리나 Homegrina'
반대로 실내 온도가 35도를 넘는 상황이라면 선풍기만으로 버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폭염 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높고 환기가 되지 않을 경우 냉방기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리하게 선풍기만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결국 아이스팩이나 얼린 페트병을 활용하는 방법은 에어컨을 완전히 대체하는 냉방이 아니라 체감 온도를 낮추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
하지만 전기 사용을 줄이면서 잠시라도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안전수칙을 지켜 활용해 볼 만한 생활 속 폭염 대처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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