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후반기 추락은 선발진 붕괴에서 시작됐다. 선발이 경기 초반부터 흔들리자 불펜 투입 시점이 빨라졌고, 누적된 피로는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타선마저 득점력을 잃으면서 전반기 선두 경쟁팀의 승리 공식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LG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 3-8로 졌다. 시즌 성적은 55승 1무 44패. 선두 KT 위즈와 격차는 6경기로 벌어졌고, 4위 두산에는 2경기 차로 쫓겼다. 5위 KIA 타이거즈의 추격까지 받으며 선두 탈환보다 3위 수성이 먼저인 처지가 됐다.
전반기만 해도 LG의 위치는 달랐다. 지난달 2일 가장 먼저 시즌 50승을 채웠고, 전반기를 52승 33패로 마치며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 없는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후반기 15경기에서는 3승 1무 11패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승률이다. 50승 선착 이후 한 달 동안 추가한 승리는 5승뿐이다.
가장 큰 원인은 마운드다. 전반기 4.49이었던 팀 평균자책점은 후반기 6.83으로 치솟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7.48로 더 나쁘다. 라클란 웰스와 앤더스 톨허스트, 임찬규, 송승기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경기 초반부터 끌려가는 흐름이 반복됐다. 웰스는 후반기 3경기에서 14이닝 동안 17실점 했고, 톨허스트는 2일 두산전에서 4이닝 6실점 했다. 임찬규도 후반기 첫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4이닝 만에 내려갔다. 특정 선발 한 명의 부진이 아니라 선발진 전체가 동시에 흔들린 결과다.
선발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날이 늘자 불펜도 정상적인 순서로 운용하기 어려워졌다. 부담을 떠안은 불펜은 접전에서 버티지 못했다. 마무리 유영찬의 부상까지 겹친 LG는 지난달 2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4로 맞선 8회에만 10점을 내줬다. 사흘 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5회 투수 4명을 투입하고도 9실점 했다. 선발의 조기 강판이 불펜 소모를 키우고, 지친 불펜이 다시 경기 후반을 내주는 악순환이었다.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는 동안 타선도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기 0.272였던 팀 타율은 후반기 0.260으로 떨어져 8위에 머물렀다. 선취점을 허용한 뒤 따라붙지 못하는 경기가 늘었고, 중심 타선의 장타와 득점권 해결 능력도 함께 낮아졌다.
LG는 약셀 리오스를 방출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112승의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영입해 선발진 보강에 나섰다. 카라스코는 1일 두산전에서 7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지만 불펜이 2점 차를 지키지 못해 2-2로 비겼다. 카라스코의 합류는 선발 한 자리를 메웠을 뿐, 기존 선발진과 불펜, 타선에 번진 문제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LG는 4일부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선두 추격보다 3위 수성이 급해진 상황에서 선발진이 경기 초반을 버티지 못하면 불펜의 부담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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