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빅히트뮤직(하이브)
[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 어워즈 불출품 선언이 발매 131일 만에 수록곡 하나를 다시 깨웠다. 한국적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Aliens’가 팬들의 선택을 받아 이번 결정을 대변하는 ‘선언문’의 위상을 갖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9일 멤버 7명의 개인 SNS를 통해 2027년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신설한 뒤 나온 결정이다.
이들은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시아 음악을 별도 부문으로 분류한 그래미의 기준을 정면으로 문제 삼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레코딩 아카데미는 새 부문이 아시아 음악을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아티스트를 조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직후 팬덤 아미는 3월 20일 발매된 정규 5집 ‘ARIRANG’의 수록곡 ‘Aliens’를 다시 불러냈다. 이 곡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브라질, 인도, 호주 등 78개 국가·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정상에 올랐다. 국가별 판매량을 합산한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송 차트에서도 나흘간 1위를 지킨 뒤 2일 10위에 자리했다.
스포티파이 누적 재생 수도 2일 기준 2억4049만7718회를 기록했다. 아미가 ‘Aliens’를 구매하고 재생하며 방탄소년단의 결정에 무언의 지지를 보낸 것이다.
‘Aliens’는 방탄소년단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겪은 경험을 외계인과 이방인을 동시에 뜻하는 제목에 빗대 풀어낸 곡이다. 가사에는 한글의 순서와 중모리장단,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는 풍습 등 한국의 문화적 요소가 곳곳에 녹아 있다. 백범 김구를 불러내는 대목도 있다. 이 곡은 발매 당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50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ARIRANG’의 두 차례 매진 공연을 펼쳤다. 첫날 공연에서는 약 2시간 30분 동안 ‘Aliens’를 비롯한 ‘ARIRANG’ 수록곡 13곡과 기존 히트곡 등 총 23곡을 소화했다. 오는 5∼6일에는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북미 투어를 이어간다.
곽현수 기자 hskwak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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