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년만에 다시 단수 위기…청도 주민들 물 받아놓고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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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년만에 다시 단수 위기…청도 주민들 물 받아놓고 조마조마

연합뉴스 2026-08-03 13:34: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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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드러낸 저수지·운문댐…"논 댈 물도 없어 속 타"

대형 급수차 8대 총동원…폭염·가뭄에 경북 청도 '물과의 사투'

대형 용기에 받아 놓은 물 대형 용기에 받아 놓은 물

[촬영 황수빈]

(청도=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폭염에 물까지 끊길까 봐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과 가뭄으로 경북 청도군이 2년 만에 다시 단수 위기에 놓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세숫대야와 대형 용기에 미리 물을 받아두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을 졸였고, 당국은 대형 급수차와 생수 지원에 나서는 등 단수 사태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3일 찾은 청도 곳곳에서는 말라가는 저수지와 물을 실어 나르는 급수차, 생수를 받아 가는 주민들까지 극심한 폭염이 만든 물 부족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 옮기는 대형 급수차 물 옮기는 대형 급수차

[촬영 황수빈]

이날 오전 8시께, 청도군 이서면 칠곡리.

이곳은 전날 오후부터 자정까지 계획 단수가 예고됐던 지역 중 한 곳이다.

당국의 대처로 실제 단수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생수통이 배부되는 등 마을에는 긴장감이 맴도는 모습이었다.

주민 최모(81)씨는 "앞으로 비 소식이 없어서 조마조마하다"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최씨는 전날 일과를 보던 중 급작스럽게 단수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생수를 일부 지자체로부터 받긴 했지만, 모자랄까 봐 급하게 수돗물을 받아놨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그의 주택 마당에서 한 편에는 커다란 고무 용기에 물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는 "당장 물이 안 나온다고 안내받으니 너무 당황스러웠다"며 "이 날씨에 먹는 물까지 떨어지면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새 농업용 지하수가 물이 말라서 잘 안 나온다"며 "폭염이 수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마을 경로회관에서 만난 정일화(80)씨는 "부엌에 우선 식수만 받아놨다"며 "어제 단수 소식이 안내된 이후 실제로 5∼10분 정도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생수가 배부돼 그나마 안심은 됐다"고 했다.

정씨 옆 경로회관 입구 앞에는 생수통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수위가 낮아진 저수지 수위가 낮아진 저수지

[촬영 황수빈]

팔조리에서 만난 주민들은 단수뿐만 아니라 바닥을 드러내기 직전인 마을 저수지도 걱정했다.

이곳 주민들은 인근 저수지 2곳에서 물을 끌어와 논밭에 물을 대는데 최근 수위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실제 이날 찾아본 저수지는 절반도 채 안 된 물만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주민 곽모(79)씨는 "장마 때 물 잠깐 온 거로 간신히 버티는 중"이라며 "동네 저수지가 다 말라가서 이제 지하수를 퍼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주민도 "차라리 식수는 끊겨도 논밭에 댈 물은 콸콸 나왔으면 하는 심정"이라며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렸다"고 했다.

이날 찾은 운문댐 상류 일대는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물이 고여있어야 할 자리에는 무성한 수풀이 자라고 있었고 조류 등 동물들이 자유롭게 댐 바닥을 걸어 다녔다.

이날 낮 12시 기준 운문댐 저수율은 26.5%로, 가뭄 단계는 전국 12개 용수댐 가운데 유일하게 '심각'으로 발령됐다.

심각은 저수량이 매우 낮아 정상적인 용수 공급이 어려워지고 비상 급수 체계까지 검토·시행하는 것을 뜻한다.

운문댐 상류 일대 운문댐 상류 일대

[촬영 황수빈]

이날 당국은 단수 사태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물 공급량이 줄어든 각북면 배수지(용량 300t)에는 경산 정인정수장에서 물을 받아온 15t 대형 급수차 8대가 줄을 지어 들어왔다.

급수차 한대가 물을 다 옮긴 뒤 배수지와 연결된 대형밸브를 해제하면 곧바로 다음 차가 들어와 작업을 이어갔다.

한 급수차 운전사는 "이동 거리뿐만 아니라 물을 싣고 내리는 작업까지 고려하면 왕복 4시간이 걸린다"며 "지금도 작업을 마치면 다시 물을 받으러 경산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경로당 입구에 쌓인 생수 경로당 입구에 쌓인 생수

[촬영 황수빈]

청도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각북면과 풍각·이서면 일부 지역에는 계획 단수가 예고됐다.

이는 최근 일일 물 사용량이 운문정수장 일일 최대 생산량(2만1천t)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다행히 일부 지역에 물 공급량을 줄이고 대형살수차를 동원하는 등의 대처로 실제 단수가 이뤄지진 않았다.

그러나 비 소식 없이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고 물을 많이 사용하는 여름철임을 고려하면 단수 위기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청도군은 2024년 올해와 같은 이유로 한차례 단수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물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풍각면과 각남면 일대 고지대 2천400여 가구가 며칠간 물을 사용하지 못했으며, 급수차 26대가 동원되고 생수 1만여병이 배부되기도 했다.

후속대책 차원에서 운문정수장의 물 생산 과부하를 막기 위한 시설 공사에 착수했으며 이는 올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이는 평시 물 생산량을 1만6천t에서 1만8천t으로 늘려주는 공사로 단수 사태 재발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 등 특수한 상황에만 적용되는 최대 생산량은 현재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청도군 관계자는 "단수 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 지역은 수돗물 공급량을 줄이고 부족분은 급수차를 동원할 계획"이라며 "수돗물 공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했다.

폭염 속 단수…생수 받아가는 주민들 폭염 속 단수…생수 받아가는 주민들

(청도=연합뉴스) 2일 경북 청도군 칠곡2리경로당에서 주민들이 생수를 배부받고 있다. 이날 청도 일부 지역에는 물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단수가 이뤄졌다. 2026.8.2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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