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호 “지금 인기는 ‘로또’, 국수가닥처럼 오래 일하고 싶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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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호 “지금 인기는 ‘로또’, 국수가닥처럼 오래 일하고 싶어” [인터뷰]

스포츠동아 2026-08-03 13:1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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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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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2人 인터뷰

평범한 가장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딸이 위험에 처하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돌변한다. SBS 드라마 ‘김부장’이 올한해 안방극장의 천장을 뚫었다. 두 자릿수 시청률조차 가문 시대에 단 4회 만에 20%의 벽을 넘어서더니, 최고 시청률 27%라는 진기록을 남기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김부장’은 평범한 중년 남성이 딸을 지키기 위해 감춰둔 전투력을 폭발시키는 액션 복수극이다. 거침없는 서사 속에서 빛난 것은 ‘힘 숨긴 아빠들’의 뜨거운 연대다. 타이틀롤의 소지섭과 박진철 역의 윤경호는 정박과 엇박을 절묘하게 넘나들며 ‘확실한 단짝’으로 활약했다.

김부장이 정적인 침묵 속에 칼날 같은 날카로움을 숨긴 인물이라면, 박진철은 언제든 터질 준비가 되어 있는 열기와 유쾌함을 지닌 인물이다. 거친 복수극에서 그 이상의 케미스트리를 완성해낸 소지섭과 윤경호를 만났다.

사진제공 | 눈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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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수다맨’ 윤경호. 적시타보다는 압도적 타수로 밀어붙이는 ‘공포의 마우스’에 가깝지만 하고 싶은 말을 못 참는 푼수 같은 매력과 곰살맞은 인상으로 대중적인 호응을 끌고 있다. 예능 방송의 러브콜 1순위로 떠오른 그가 작품으로도 마침내 시원한 장외 홈런을 날리며 흥행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2006년 데뷔해 20년간 100여 점이 넘는 작품에 주조연, 특별출연 가리지 않고 등장했지만, 그가 핵심 주연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5월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 박지훈과 호흡을 맞췄고, 연이어 ‘김부장’을 통해 마침내 확실한 흥행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힘캐’ 박진철 연기 “조인성 조언이 큰 힘 됐죠”
‘김부장’에서 그가 맡은 박진철은 일명 ‘아빠 유니버스’에서 힘의 축을 담당한다. 전투 버튼이 ‘딸깍’ 눌리면 “록앤롤!”이란 포효와 함께 장애물을 격파하고 육중한 주먹을 꽂아 넣는다.

바쁜 일정 속에서 실제로 ‘김부장’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준비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이때 언젠가 조인성이 건넨 조언을 떠올렸다. ‘최선의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면 차선을 택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힘캐’(힘 캐릭터)에 걸맞는 우월한 피지컬을 단기간에 보여드릴 수 없다면, 대신 액션으로 통쾌함을 보여드리자고 생각했죠. 제대로 된 전투태세로 돌아섰을 때 재미를 줄 수 있는 ‘도파민 버튼이 뭘까’ 고민한 결과 박진철의 시그너처인 ‘록앤롤’이 만들어졌어요.”

그는 현재 방송가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연예인 가운데 하나다. 매일 아침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며 좋은 댓글을 찾아보고 이따금 답글을 달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기도 한다.

누군가는 ‘고생한 것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란 말도 하지만 정작 윤경호는 모처럼 찾아온 ‘행운’으로 여기고 겸허하게 삼키려 한다고 했다. “마지막 방송 이후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어요. 계속 폰을 들고 있었는데 지금이 아니면 가족들이랑 이 시간을 제대로 기념하지 못하겠다 싶어 일부러 (폰을) 내려뒀죠.”

“너무 도취되면 다음 스텝에 지장을 줄 것 같기도 해요. 최대한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사진제공 | 눈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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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딸에게 다짐했죠.”
유쾌하고 수다스럽기만 한가 싶지만, 그 안에 설움과 아픔도 있었다. 인터뷰 도중 입담 폭격을 쏟아붓던 그가 ‘차마 눈물을 참지 못한 일’도 있었다. 연기를 포기하고 싶던 순간을 떠올리면서다.

윤경호는 단기 알바와 막노동, 행사 피에로까지 전전했던 긴 무명 시절을 회상했다. 마이너스 통장과 카드가 끊겨도 제 한 몸 혼자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아내가 첫째를 임신했을 때 큰 위기가 찾아왔다. “제 꿈 때문에 아이에게 힘듦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 처음 연기를 관둬야 하나 고민을 했었죠.”

절박한 때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작품이 영화 ‘옥자’와 ‘군함도’였다. 그는 ‘군함도’ 당시 34kg을 감량하는 혹독한 다이어트를 감수하며 배역에 몰입했다. 훗날 유명한 배우가 되지 않더라도 이런 작품을 남긴다면 태어날 아이에게 떳떳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뱃속의 딸에게 “다소 배고프더라도 조금만 기다려달라, 정말 잘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후로도 막힘없이 인터뷰를 이어가던 윤경호는 또 한 번 목이 멨다. 20년간 연기 생활에도 불구하고 예능을 통해 단기간 쏟아진 관심은 그에게 뜻밖의 혼란을 안기기도 했다. 대중이 원하는 모습은 이런 게 아닌데 집요하게 연기만 고집해왔난 싶은 생각에 배우로서 자신감이 떨어졌던 시기도 있었다.

그는 팬이 건넨 편지의 내용을 떠올리며 또 한번 눈물을 비췄다. “당신이 연기를 계속 잘해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해왔고, 그렇기에 예능에서의 모습도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쓰여 있었죠.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어 그 말이 정말 고마웠던 것 같아요.”

최고의 연기자를 꿈꿨던 젊은 배우는 어느덧 지천명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제 꿈이 바뀌었다고 했다. 

“국수 가닥처럼 오래 일하는 배우요. 지금의 인기는 ‘로또’ 같이 찾아온 행운이라고 여기고 꾸준히 벌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연기는 허투루 하지 않을 겁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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