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주말에 예고했던 대이란 군사 작전을 전격 취소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60일간의 종전 MOU 체결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최근 약 2주간 무력공방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미군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전면전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공습을 취소한 배경에는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합의점을 찾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주말 이란 공격 전격 취소
"호르무즈 개방 후 이란 비핵화까지 합의"
지난 주말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이를 전격 취소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로부터 합의의 틀에 대한 동의가 이뤄졌으니 어떠한 공격도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공습 취소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합의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전면적인 개방, 이란의 핵 위협 종식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 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에 관한 합의가 있다"며 "그다음 핵 문제, 즉 이란의 비핵화에 관한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가 하려는 건 협상의 형태로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라며 미국 시간으로 3일 오후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자들이 공격 취소 이유를 묻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준비를 마쳤었다. 바로 지금쯤 공격했을 것"이라며 "대규모 공격이 될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공격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을 때는 '좋아, 한번 지켜보자'고 말해야 한다"며 "그들이 그렇게 요청한 이유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왕세자, 트럼프에 '중동 긴장완화 위한 대화' 강조"
"트럼프의 이란 공격 취소, 이스라엘은 몰랐다"
사우디 국영 통신(SPA)도 2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촉구했고, 이것이 미국의 대이란 공습 중단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왕세자는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를 최우선시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외교적 해결의 토대를 마련할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 대통령의 이란 공습 취소와 관련해 이스라엘 고위 국방 및 외교 당국자들은 당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2일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양국 정상이 회동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이란에 대한 공격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 계획을 준비했으며, 이 작전에 이스라엘도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개시를 약 24시간 앞두고 이를 전격 철회했고 이스라엘과 사전 교감이 없었다는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다른 고위 관계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을 보고서야 이란 공습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오만,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 美에 제시
현재 미국과 이란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다. 미국은 완전한 개방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란은 자신들이 통제권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과 오만이 새로운 해협 관리 방안을 미국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일 각료 회의 전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란과 오만 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IRNA 인터뷰에서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항로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며 "북쪽 항로나 남쪽 항로가 아닌, 양측의 주권을 보장하고 국가 이익과 안보를 확보하는 새로운 통항분리방식 틀 안에서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북측 항로는 이란이 권고하는 자국 인접 항로, 남측 항로는 미국이 오만과 함께 상선을 호위하는 항로다. 이란은 해협 전역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며 북측 항로를 따르지 않는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런 가운데 오만은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든 틈을 타 선박 통항 재개를 위한 임시 조치를 마련하고자 이란과 대화에 나섰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고 했고 오만은 남측 항로에 대한 자국 주권을 양보하기를 주저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과 오만의 합의가 가까워졌다는 이란의 확인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란과 오만의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느냐 여부다. 또한 이란 내 강경파도 해협 개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일 이스라엘 채널 12 방송은 "미국과 카타르가 조율한 이번 타협안은 선박들이 이란이 통제하는 구역을 통해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고, 반대쪽 통항은 오만 측 해역을 통해 빠져나가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매체 악시오스의 바락 라비드 기자는 "오만이 이번 합의안에 동의했으나 이란 강경파인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역시 이를 준수할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을 요구 중이며, 현재 카타르 측이 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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