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시장에서 성인이 된 자녀의 취업과 직장 생활에까지 부모가 직접 개입해 사사건건 간섭하고 보호하려는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 현상이 새로운 노동 풍속도로 급부상하면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깊은 시름을 낳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2일 최근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 자녀의 입사 지원부터 해고 대응, 심지어 직장 내 성과 평가 항의에 이르기까지 부모가 직접 전면에 나서서 개입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래스카주의 한 인력 파견 업체에서는 출근 첫 주에 여러 차례 지각과 무단 결근을 거듭한 24세 남성 직원이 해고 통보를 받자마자, 그의 어머니가 곧바로 회사로 전화를 걸어 아들에게 단 한 번 만 더 기회를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며 언성을 높였다.
인사 관리자들은 온라인 화상 면접이나 복리후생 협상 등 중요한 대화가 오가는 과정에서 부모가 화면 밖에서 몰래 답변을 코칭하거나 지시하는 모습을 수시로 목격하고 있다.
아울러 성인 자녀의 병가 신청 전화를 부모가 대신 걸어주거나 건강보험 옵션을 대신 문의하는 일도 허다하다. 미 온라인 이력서 플랫폼 제티가 Z세대 구직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0%에 달하는 이들이 실제 취업 면접에 부모와 함께 동행해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주었다.
이처럼 고용 한파와 자녀들의 사회적 불안감을 이유로 자녀의 직장 일까지 사사건건 통제하려는 부모들의 행태에 대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일제히 쓴소리를 내고 있다.
관리자들은 부모의 과도한 개입이 지원자의 근본적인 독립성 결여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향후 회사와의 원활한 소통과 업무 수행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당사자인 Z세대 젊은층 역시 이러한 과보호 현상이 자신들이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고착화시켜 세대 전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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