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에 침 뱉기' 이스라엘 청년층 확산…반기독교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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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에 침 뱉기' 이스라엘 청년층 확산…반기독교 정서

연합뉴스 2026-08-03 10:04: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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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구시가지와 주변서 빈발…외국인 성직자·수녀 공격도

극우파 국가안보장관 "형사사건 처리 대상 아니다" 발언 등 방관 논란

예루살렘 구시가지 걸어가는 초정통파 유대인 예루살렘 구시가지 걸어가는 초정통파 유대인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이스라엘 청년층 사이에서 기독교인들이나 교회 건물을 향해 침을 뱉는 혐오 행동이 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유대교인 청년들이 이런 행동을 저지르는 사례가 과거에는 산발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예루살렘의 기독교 성당이나 예배당 근처에서 일상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계 주민이 많은 동예루살렘과 그 안의 예루살렘 구시가지에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에서 성지로 여겨지는 장소들이 많이 있으며, 다양한 종교를 가진 신자들과 여행객들이 공존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올해 5월 14일 '예루살렘의 날'에 이스라엘 청년 수천명이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행진했을 때 그날 오후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성당 주변에서만 최소 12건의 침뱉기 행동이 확인됐다.

'예루살렘의 날'은 이스라엘이 1967년 '6일 전쟁'을 벌여 구시가지를 포함한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매년 이날 이스라엘 유대교인들이 동예루살렘으로 모여들어 세를 과시하며,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를 도발로 받아들이고 있다.

WSJ는 당시 이스라엘 10대 청소년 한 무리가 이 곳의 문을 두드리면서 안에 기독교인이 있느냐고 물으면서 기독교인들에게 침을 뱉으려고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상숭배자들'인 기독교인들을 모욕하는 것은 유대인들에게 '미츠바'(종교적 의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기를 몸에 두른 한 10대 청소년은 "우리는 그들을 미워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 지나가는 수녀 예루살렘 구시가지 지나가는 수녀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독교 혐오를 감시하는 이스라엘 학자 이스카 하라니는 WSJ에 "이것이 현실이다. 기독교인인 사람, 기독교인이라는 점이 드러나는 사람은 누구든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일을 하는 종교적 유대인의 수가 늘고 있는데,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외면하면서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라니가 설립한 '종교자유데이터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에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반기독교 사건은 107건으로, 2024년 같은 기간의 2배가 넘는다.

사건 대부분은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그 주변에서 발생했으며, 가장 흔한 형태는 침 뱉기와 "기독교인에게 죽음을" 등 혐오·증오 표현을 동원한 언어폭력이다.

수도원에는 쓰레기가 자주 던져진다.

이스라엘 유대교인들이 외국인 성직자나 수녀를 모욕하거나 위협하거나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사건도 종종 일어나며, 십자가나 성모상 등 기독교 상징물을 상대로 혐오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 인근 시온산에 있는 가톨릭 베네딕도 수도회 소속 성모 마리아 영면 수도원의 원장(아빠스)인 니코데무스 슈나벨은 그가 2000년에 예루살렘으로 왔을 때는 침 뱉기가 드물었으나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됐다고 말했다.

독일 태생인 슈나벨 수도원장은 "이제 사람들이 나에게 침을 뱉지 않는 날이 없다"며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유대교 극단주의자들이 득세하면서 기독교 혐오 행동을 제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을 맡고 있는 극우파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입각 전에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7년께 기독교인들에게 침을 뱉는 것이 "고대로부터 내려온 유대인 관습"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입각 후인 2023년 10월에는 이런 행위는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대상이 아니라고 발언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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