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불황 속 준비한 저탄소 승부수…‘탄소 장벽’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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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불황 속 준비한 저탄소 승부수…‘탄소 장벽’ 넘는다

투데이신문 2026-08-03 09:50: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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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에 사용되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에 사용되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제철이 불황 속에서 준비한 저탄소 생산 기술로 철강 시장의 탈탄소 요구를 정면 돌파한다. 올해 세계 최초로 상업 가동에 성공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앞세워 글로벌 저탄소 철강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3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자사 기존 고로 생산 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며 제품 판매 확대에 나섰다. 올해 본격 시행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CBAM은 철강 등 탄소 집약적 제품을 EU에 수출할 경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철강 제품의 경쟁력이 가격과 품질을 넘어 탄소 배출량까지 확장되면서 저탄소 제품 양산 역량이 승부처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탈탄소 기조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탈탄소 기조에 선제 대응해왔다.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 고환율의 삼중고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탄소저감강판과 3세대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약 280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부었다.

특히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는 친환경 강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다. 전기로에서 고철(스크랩)과 직접환원철(DRI)을 녹인 쇳물을 기존 고로 쇳물과 섞어 고급 강판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전기로와 고품질 철강 생산에 유리한 고로의 장점을 결합했다.

현대제철은 2023년 4월부터 당진제철소의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생산성 테스트를 진행하며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의 공정 안정성과 품질 경쟁력을 사전 검증해 왔다. 고객사 평가와 강종 승인 절차를 병행하며 체계적인 양산 기반을 구축했고, 올해 2월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상업 가동에 성공하며 결실을 맺었다. 

현대제철의 탄소저감강판은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20%가량 줄이면서도 자동차 강판 수준의 강도와 물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내수용 차량은 물론 강력한 탄소 저감 정책을 시행하는 유럽 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실린다. 

현대제철 이보룡 사장도 저탄소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6년을 탄소 저감 철강 생산체제로 전환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탄소 저감 제품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제철의 행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탄소 저감 로드맵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현대차·기아는 올해부터 탄소 저감 철강재를 국내 및 유럽 생산 차종에 일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해당 공장에 공급되는 주요 자동차 강판을 탄소 저감 제품으로 공급하고 적용 강종과 물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저탄소 철강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 저감 강판은 비교적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라는 안정적 공급처를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다. CBAM 확대로 완성차 업계가 저탄소 강재 사용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양산 역량과 레퍼런스를 선제 확보한 현대제철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완성차 업계의 탈탄소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BMW는 2030년까지 유럽 공장 생산 차량에 필요한 철강재의 40% 이상을 저탄소 제품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볼보·메르세데스-벤츠·포드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도 저탄소 강재 비중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제철도 이에 발맞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7일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그리스 랠리 기간 중 주요 고객사를 초청해 탄소 저감 제품 경쟁력과 탄소 정보 관리 체계를 홍보했다. 

현대제철은 탄소 저감 제품의 영역을 수요 산업 전반으로 넓힐 계획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사와 협업하고 있으며, 에너지강재 분야에서는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용 탄소 저감 후판의 제작 및 평가를 완료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해 탄소 감축 요구에 선제 대응하는 한편, 오는 9월 기공식을 앞둔 미국 전기로 제철소를 통해 관세와 탄소 규제를 모두 잡을 계획이다. 2032년까지 저탄소 제품 판매량을 600만t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독보적인 전기로 운영 노하우와 고로 기술력을 결합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해 탄소저감 제품 공급을 선도하게 됐다”며 “글로벌 고객사의 탄소저감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자동차와 에너지강재 분야 등 수요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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