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시장 지형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때 국내 유통시장의 중심이었던 대형마트는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반면, 백화점은 외국인 소비 확대에 힘입어 20%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업태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 결과,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26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은 6.2%, 온라인은 8.1% 각각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마트의 입지 축소다. 올해 상반기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하며 9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도 6.6% 줄어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8.5%까지 떨어졌고, 6월에는 7.5%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2021년 6월 15.1%였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SSM 역시 6월 매출 비중이 1.9%에 그치며 존재감이 더욱 약해졌다.
이는 장보기 수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온라인 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식품 매출은 0.5% 감소했다. 온라인 유통은 식품을 중심으로 생활밀착형 소비를 흡수하며 전체 유통 매출의 59.6%를 차지했고, 6월에는 비중이 60.4%까지 확대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장보기는 가격뿐 아니라 배송 속도와 편의성까지 경쟁력이 되면서 소비자의 이용 빈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식품과 생필품 구매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배송 서비스와 체험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백화점은 소비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하며 주요 업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30.8% 늘었으며,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멤버십과 세금 환급 서비스, K-패션·뷰티 체험 콘텐츠 확대 등이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도 회복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 역성장을 기록했던 편의점은 올해 상반기 3.7%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른 무더위 영향으로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 하절기 상품 판매가 늘었고, 도시락과 간편식 등 소용량 먹거리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에도 업태별 희비는 엇갈렸다. 전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5% 증가했지만, 백화점과 온라인은 각각 22.2%, 11.7% 성장한 반면 대형마트와 SSM은 각각 10.5%, 10.8% 감소하며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 장보기 확산과 소비 패턴 변화가 이어지면서 업태별 격차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과 프리미엄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과의 가격·배송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중심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업태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 전략이 실적을 좌우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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