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의 피임 실천율과 피임 결정 과정에서의 자기결정권이 최근 3년 사이 뚜렷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효과가 검증된 피임법을 사용하는 비율은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올바른 피임 교육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7월호에 실린 '한국 여성의 피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최근 1년간 성관계 경험이 있는 19~39세 여성 가운데 '항상 피임을 했다'고 답한 비율은 62.0%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 52.2%보다 9.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청소년의 항상 피임 실천율도 같은 기간 54.6%에서 67.3%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40~64세 중장년층의 항상 피임 비율은 26.2%, 65세 이상은 3.6%에 그쳤다. 중장년층의 65.1%, 노년층의 94.6%는 피임을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피임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초기 성인은 '임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서', '임신을 원해서', '피임 도구 사용이 불편해서'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중장년층은 완경이나 난임 등으로 피임이 필요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소년은 '상대가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피임 방법도 연령에 따라 달랐다. 청소년과 초기 성인은 경구피임약과 응급피임약 사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중장년층은 자궁 내 피임장치와 영구 피임술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파트너의 피임 방법으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콘돔 사용이 가장 많았다.
효과가 검증된 현대적 피임법만 사용하는 비율은 2022년보다 상승했지만 전체적으로 37~38% 수준에 머물렀다. 피임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늘었지만, 실제 효과가 높은 방법을 선택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피임 결정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나와 파트너가 함께 결정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내가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도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했다. 특히 19~39세는 2022년 26.4%에서 지난해 34.1%로 늘었고, 중장년층 역시 17.1%에서 34.4%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청소년의 경우 콘돔 사용을 원했지만 실제 사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피임을 단순히 임신 예방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매개 감염 예방과 성 건강 관리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피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과 정책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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