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데이터가 끊기는 불편은 줄이고 서비스 품질은 높이는 '알뜰폰 2.0'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정부는 저렴한 요금만 앞세웠던 기존 알뜰폰 시장을 가격과 서비스, 신뢰를 모두 갖춘 '알뜰폰 2.0'으로 전환해 지속 가능한 경쟁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알뜰폰 시장은 자체 통신망 없이 이동통신사의 요금제를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성장하며 가입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저렴한 요금 외에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부족했고 고객센터 운영 미흡과 보이스피싱 대응 한계 등으로 소비자 신뢰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데이터 안심옵션 확대...통신비 부담 더 낮춘다
정부는 가장 먼저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 확대에 나선다. 내달부터 이동통신 3사의 신규 '데이터 안심옵션(QoS)' 요금제가 알뜰폰에도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이용자는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이후에도 일정 속도로 인터넷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기존 도매제공 요금제 90종에도 안심옵션이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적용되며, 5G 요금제는 이동통신사에 지급하는 도매대가도 일부 인하된다.
이와 함께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전파사용료 감면율은 기존 50%에서 90%로 확대된다. 중고폰 안심거래 인증제 활성화와 중저가 자급제 단말 확대, eSIM 즉시 개통 환경 개선, 마이데이터 기반 맞춤형 요금제 추천 서비스 확대도 함께 추진된다.
가격 경쟁 넘어 혁신 경쟁...새로운 사업자 키운다
정부는 단순히 저렴한 요금 경쟁에 머물지 않고 자체 설비를 갖춘 서비스형(부분 MVNO)과 독립형(Full MVNO) 사업자를 육성하는 데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서비스형·독립형 알뜰폰의 법적 정의와 설비 기준을 마련하고, 이동통신 3사의 망 연동 의무를 확대한다. 또한 설비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정책금융 지원과 함께 알뜰폰 인프라를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MVNE 사업도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행령과 고시 개정을 통해 다음 달부터 후속 제도 마련에 착수해 실제 시장 진입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고객 신뢰 회복도 핵심 과제
알뜰폰 시장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온 이용자 보호도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등록·운영 요건을 정비해 기본적인 고객 서비스 역량을 갖추지 못한 부실 사업자는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또 고객센터 상담 인력 기준을 높이고 정기 평가를 실시하는 한편, 중소 사업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실태 점검도 강화한다. 인수·합병 과정에서도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의 준수 지침도 마련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알뜰폰 가입자가 더욱 확대되고 자체 설비를 갖춘 서비스형·독립형 사업자가 3곳 이상 추가로 등장하는 등 지속 가능한 경쟁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가 내놓은 '알뜰폰 2.0'은 단순히 더 싼 요금제를 공급하는 정책을 넘어 품질과 신뢰까지 끌어올리는 시장 구조 개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저렴하면서도 더 편리하고, 더 믿을 수 있는 통신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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