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타코'(TACO·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가 재현됐다.
앞서 미 언론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말 사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대상으로 역대 가장 강력한 공습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는 그들이 '더는 못 참겠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습 의지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쿠웨이트를 공격하자 중동 주재 미국대사관들은 1일 자국민들에게 대피령까지 내리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SNS에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로부터 합의의 기본 틀이 마련됐으니 공격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방금 받았다"며 공격 취소 소식을 알렸다. 이에 미국과 이란이 다시 협상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이란 공격 취소, 호르무즈 개방·핵 위협 종식 합의 추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취소하고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군사적 위력과 힘을 갖추고 이란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이 합의의 기본 틀이 마련됐다며 공격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의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개방과 이란 핵 위협의 종식을 제시했다. 이어 "세계의 미래 이익과 성공적이고 번영하는 이란의 생존을 위해 신속하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조건 아래 공격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도 이 약속에 동참한다"며 협상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대규모 공습 취소의 배경에 대해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미국의 대이란 공격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CBS "美·이스라엘,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습 계획"
WSJ "트럼프, 이란 굴복시키려 새 공격 명령"
이 발표는 미 동부시간으로 토요일 밤 10시께 나온 것으로 미국의 대이란 공습 시점으로 거론됐던 이번 주말이 끝나기 전에 발표된 것이다.
앞서 미 현지 언론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주말(8월 1~2일)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CBS 방송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역대 가장 강력한 공습 작전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새로운 공격 계획을 승인했으며, 이번 주말 시작돼 몇일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 그들(이란)이 '더는 못 참겠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습 목표는 원유·가스 시설과 발전소 등 이란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로 알려졌다. 이는 이란 경제의 버팀목이자 국민 생활의 필수 기반인 만큼, 실제 공격이 이뤄질 경우 전쟁이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 전직 미군 당국자는 CBS에 "에너지 인프라 타격은 이란군의 병참 지원 능력과 통치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어떤 침략에도 단호히 대응"…쿠웨이트 공습 감행
호르무즈 입구서 유조선 잇따라 불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가능성이 제기되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1일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어떠한 침략이나 역내 국가들의 행동 가담은 단호하고 비례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함께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를 정밀 타격한 바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튀르키예 외무장관, 파키스탄군 총사령관과의 통화에서도 "미국의 모험주의적 행동에 대해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같은날 쿠웨이트에 무인항공기(UAV·드론)를 동원한 공습을 가하기도 했다.
쿠웨이트 국방부의 사우드 압둘아지즈 알아트완 대변인은 "오늘 새벽 쿠웨이트 영공 내에서 적 드론을 탐지해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으로 여러 시설이 파손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알아트완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란은 최근 쿠웨이트에 주둔하는 알살렘 미군기지를 수차례 타격하며 미국과의 협력·동맹 관계를 재고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알안비야 중앙사령부의 알리 압돌라히 사령관은 성명에서 "범죄적이고 침략적인 미국의 방패막이가 되는 나라는 전쟁의 불길 속에서 타오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유조선 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1일 오만 리마 북동쪽 약 20㎞ 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유조선이 미확인 발사체에 맞아 기관실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선박은 자체 항해가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으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어 같은 날 오만 카사브 북동쪽 약 39㎞ 해상에서도 별도의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을 지나던 유조선 선장은 "큰 물보라와 함께 폭발을 목격했다"고 전했으나, 선박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동 美대사관들 "사태 악화 대비 출국 준비"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자 중동 주재 미국대사관들은 1일 자국민들에게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고조에 대비해 대피를 준비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등에 주재하는 미국대사관들은 일제히 성명에서 "중동에 있는 미국 시민권자들은 각별한 주의와 경계를 늦추지 말고 항공편 취소, 주기적 영공 폐쇄, 여행 차질 가능성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대사관은 "일부 항공사는 운항 재개를 연기했고, 일부 노선은 취소됐다"며 "미국 시민권자들은 사태 악화 시 출국을 고려하거나 출국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중동 밖의 미국 외교공관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며 "중동 밖 지역의 미국 시민권자들은 역내 방문이나 경유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