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보다 안전… 사람 잡는 폭염에 멈춘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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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보다 안전… 사람 잡는 폭염에 멈춘 프로야구

한스경제 2026-08-02 14:21: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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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된 1일 부산 사직구장 전경. /신희재 기자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된 1일 부산 사직구장 전경. /신희재 기자

| 부산=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사상 첫 1300만 관중에 도전하는 프로야구가 '폭염 취소'라는 새로운 변수를 마주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창원 NC파크의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부산 사직구장의 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 경기를 폭염으로 취소했다. 2일에도 창원 경기는 취소됐고, 부산은 30분 지연개시가 결정됐다. 이는 2024년 8월 처음으로 4차례 폭염 취소 발생 후 2년 만이다. 지난달 말부터 경남·부산 지역에 연달아 폭염중대경보(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이거나 최고기온 39도 이상)가 내려져 선수단과 관중의 안전 및 건강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그동안 여름 장마철 기간 잦은 우천 취소로 운영에 차질을 빚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보다 강수량이 크게 줄어들어 전반기 기준 단 21경기(우천 19경기)만 취소될 만큼 일정이 빠르게 진행됐다. 대신 지난달 말부터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져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문제가 야구를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손성빈(가운데)이 지난달 31일 경기 중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손성빈(가운데)이 지난달 31일 경기 중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최근 방문한 창원·부산 지역은 기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수도권과 '공기가 다르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덥고 습한 환경에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다 보니 5분 이상 걷는 게 힘들 정도였다. 식당, 택시, 야구장 등에서 만난 현지 시민들은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더위"라고 혀를 내둘렀다.

건장한 체격의 야구 선수들도 자연재해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지난달 31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삼성 경기에서는 롯데 포수 손성빈과 외야수 황성빈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날 부산 지역에는 온열질환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해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현장에서 만난 프로야구 감독들은 모두 전례 없는 폭염에 "경기 취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태형 감독은 "저번엔 운동하기 전에 쓰러질까 봐 공진단을 먹고 나갔다. 물도 많이 마신다"고 언급했다. 박진만 감독은 "서 있기만 해도 뜨거운 바람이 계속 들어오니 어질어질하다. 나가서 뛰는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다"고 걱정했다.

폭염이 이어진 부산 지역 도로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진 부산 지역 도로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계 관계자들은 "KBO가 폭염 취소 관련 규정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에는 '기상 특보 발령 시 경기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모호하게 표현해 현장의 불만이 컸다. 지난달 31일 창원, 부산 경기도 이미 폭염중대경보가 연이틀 발생한 상황이어서 취소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자 KBO는 1일 "경기가 예정된 지역의 기상 상황과 예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겠다. 최대 1시간까지 지연개시가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역은 지연개시 포함 취소 여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KBO리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와 달리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돔구장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는 서울 고척스카이돔 1개뿐이고, 인천 청라돔(2028년)과 서울 잠실돔(2032년)이 예정대로 완공돼도 지방은 여전히 고온에 취약하다. 해가 갈수록 이상 기후가 심각해지는 만큼 리그 차원에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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