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병원 대신 농장을 찾게 하는 것, 그것이 치유농업입니다.”
화훼와 과수를 재배하는 농장을 치유의 공간으로 바꾼 ‘팜앤트리’ 대표 한수정씨(46)는 치유농업사로 활동하고 있다. 치유농업은 식물과 자연을 매개로 심리적 안정과 정서 회복을 돕는 활동이다.
시부모의 생산농장을 이어받은 남편과 함께 귀농에 뛰어든 한씨는 화훼농장을 운영하며 ‘내가 키운 작물로 사람들을 교육하고 체험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팜앤트리’ 농장을 열었다. 2018년 4월 식물 체험으로 시작한 농장은 현재 귤과 황금향, 레몬을 주작목으로 하는 치유농장으로 성장했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로부터 “힐링이 됐다”, “마음이 치유됐다”는 반응이 이어지자 한씨는 보다 전문적인 치유 프로그램 운영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를 계기로 치유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치유농업시설 운영자 교육 1기를 수료했다.
또 체험 중심이 아닌 대상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사이버대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고 2024년 치유농업사 국가자격을 취득하며 전문 치유농업사의 길에 들어섰다.
한 대표가 현재 운영 중인 ‘돌봄으로 피어난 나’ 프로그램은 스트레스와 감정 소모가 큰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한다. 참가자들은 농장의 식물이나 작물을 활용한 원예, 화분 이식, 시 낭송 등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그는 “식물이 화분에서 잘 자란 뒤 더 큰 화분으로 옮겨 심어야 더욱 건강하게 자라듯 사람도 한자리에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성장한다”며 “식물의 생애주기는 사람의 삶과 닮아 있어 식물을 돌보는 시간은 결국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로그램 종료 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참여자들의 스트레스지수가 감소하고 자기효능감은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팜앤트리가 참여자들이 감정을 해소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 외에도 한씨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용인시 처인구 보건소와 함께 경증 치매 어르신과 가족을 대상으로, 현재는 용인예술과학대와 협력해 지역 내 생애주기별 치유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한씨는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주최하는 ‘생활원예·치유농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치유농업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한씨는 “농장은 작물을 키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키우는 공간이기도 하다”며 “지역사회 치유농업의 거점이자 청년 농업인의 롤모델로 농업의 새로운 방향성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치유농업사들과의 협력과 복지기관 연계를 확대해 더 많은 사람이 치유농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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