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큰맘 먹고 장을 봐왔지만 며칠 뒤 냉장고를 열어보고 당황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존재한다. 싱싱했던 대파는 시커멓게 진액을 내뿜으며 물러있고, 상큼해야 할 깻잎과 상추는 녹아내리듯 축 늘어져 썩어가기 일쑤다. 치솟은 채솟값에 속이 상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며 인상을 찌푸리게 되는 일상 속 흔한 스트레스다.
소주 뚜껑을 넣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소주 뚜껑 활용하기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밀폐용기에 채소를 담아 냉장고에 넣으면 채소가 숨을 쉬면서 용기 안에 수증기가 생긴다. 이 수증기는 차가운 용기 벽면과 바닥에 물방울로 맺히게 된다. 채소가 이 고인 물에 계속 닿아 있으면 잎의 조직이 약해지고 세균이 쉽게 번식해 금방 짓무르게 된다.
이때 밀폐용기 바닥에 키친타월을 깔고 그 위에 소주 뚜껑 2~3개를 엎어 놓은 뒤 채소를 올리면 유용한 변화가 일어난다. 소 뚜껑의 높이만큼 채소가 용기 바닥과 떨어지면서 공간이 생긴다. 채소에서 떨어진 물방울은 바닥에 깐 키친타월로만 흡수되고, 채소 본체는 물에 젖지 않아 싱싱함이 오래 유지된다. 또한 채소 아래쪽으로 공기가 살짝 통하면서 습기가 갇히는 현상도 막아준다.
소주 뚜껑을 활용한 채소 보관 단계별 방법
소주 뚜껑을 활용한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먼저 사용한 소주 뚜껑이나 음료수 병뚜껑을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완전히 말려준다. 그다음 깨끗하고 바짝 마른 밀폐용기 바닥에 키친타월을 1~2장 깔아준다. 키친타월 위에 물기를 뺀 소주 뚜껑 2개에서 4개 정도를 일정한 간격으로 평평하게 놓아준다.
그 위에 보관할 채소를 얹어주면 된다. 이때 채소를 너무 꾹꾹 눌러 담지 않고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여유를 두고 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용기 맨 위에도 키친타월을 한 장 덮어준 뒤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넣는다. 이렇게 위쪽에 키친타월을 덮어두면 용기 천장에 맺힌 물방울이 채소 위로 바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채소 종류에 따른 맞춤형 보관법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파는 비닐에 담긴 상태로 그대로 두면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해 금방 썩는다. 대파를 오래 보관하려면 흙을 털어내고 시든 잎을 정리한 뒤, 밀폐용기 길이에 맞춰 3~4등분으로 잘라준다. 바닥에 소주 뚜껑과 키친타월을 깐 밀폐용기에 대파를 세워서 보관하면 좋다. 식물은 밭에서 자라던 방향대로 세워둘 때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어 훨씬 더 오래 신선함을 유지한다. 오랜 기간 두고 먹을 대파는 미리 송송 쓸어 밀폐용기에 담은 뒤 냉동실에 넣는 것이 안전하다.
깻잎은 수분이 금방 증발하지만 물에 직접 닿으면 까맣게 변해버리는 예민한 채소다. 깻잎은 씻지 않은 상태로 줄기 끝부분만 약간 잘라낸다. 그 후 길쭉한 용기 바닥에 물을 살짝 적신 키친타월을 깔고 깻잎 줄기 부분만 밑으로 향하게 세워 보관한다. 잎 부분에 물이 직접 닿지 않도록 줄기 쪽으로만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상추나 쌈채소는 잎이 얇아 물기에 특히 약하다. 씻지 않은 상추를 소주 뚜껑이 깔린 밀폐용기에 담거나, 키친타월로 상추를 겹겹이 싸서 지퍼백에 넣은 뒤 공기를 약간 넣어서 빵빵하게 만들어 보관한다. 지퍼백 안에 공기를 채워두면 다른 물건에 눌려 잎이 상하는 것을 막아준다.
양파와 마늘은 습기가 차면 싹이 나거나 곰팡이가 피기 쉽다. 양파는 서로 닿지 않게 신문지나 은박지로 하나씩 싸서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깐마늘은 밀폐용기 바닥에 설탕을 깔고 그 위에 키친타월을 올린 뒤 마늘을 담아 보관한다. 설탕이 내부 습기를 잘 흡수해 마늘이 무르는 것을 막아준다.
식비를 아끼는 올바른 채소 세척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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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표면에는 세균을 막아주는 자연 보호막이 존재하는데, 물로 씻어내면 이 보호막이 사라져 미세한 미생물이 쉽게 침투한다. 또한 씻는 과정에서 남은 미세한 물방울이 채소에 남아 부패를 빠르게 만든다. 따라서 채소는 보관하기 전에 씻지 않고, 요리하기 직전에 먹을 만큼만 씻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흙이 묻은 대파나 당근 같은 뿌리채소 역시 물로 씻지 말고 흙만 가볍게 털어낸 뒤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서 보관해야 한다.
채소를 먹기 위해 씻을 때는 찬물에 1~2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씻어내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잔류 농약도 잘 씻겨 나가고, 채소가 수분을 다시 흡수해 시들었던 잎이 다시 싱싱하게 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냉장고 위치별 채소 보관 주의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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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깻잎, 대파 같은 잎채소와 버섯류는 냉장고 제일 아래쪽에 있는 채소 전용 칸(신선실)에 보관해야 한다. 채소 칸은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어 수분이 바짝 마르는 것을 막아준다. 반면 냉장고 문 쪽 칸은 문을 열 때마다 온도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쉽게 시드는 잎채소를 두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금방 꺼내 먹을 양파나 고추 정도만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채소가 너무 차가운 냉기 바람을 직접 맞으면 잎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까맣게 물러져 버린다. 따라서 채소를 냉기 출구 바로 앞에 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과일과 채소를 함께 보관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사과, 복숭아, 토마토, 바나나 같은 과일은 익으면서 주변 채소를 빠르게 시들게 만드는 가스를 내뿜는다. 이 과일들을 상추나 브로콜리, 오이 같은 채소와 같은 칸에 그대로 두면 채소가 금방 노랗게 변하고 물러진다. 따라서 사과나 토마토는 봉투로 잘 묶어서 보관하거나 채소와 다른 칸에 따로 나누어 보관해야 한다.
소주 뚜껑이 없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일반 음료수나 페트병 뚜껑도 소주 뚜껑과 크기가 비슷해서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깨끗한 새 주방용 스펀지를 밀폐용기 바닥에 깔고 그 위에 키친타월을 올리는 방법도 있다. 스펀지가 수분을 잘 흡수해 주고 채소가 바닥에 직접 닿지 않게 받쳐주는 역할을 동시에 해준다.
나무젓가락을 밀폐용기 바닥에 2~3개 놓아 받침대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처럼 버려지는 소주 뚜껑이나 작은 생활용품을 재활용하면 채소가 버려지는 것을 막고 식비도 알뜰하게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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