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의 재탄생] 비어 있던 공간, 예술을 품고 사람을 잇다…여주 '빈집예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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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의 재탄생] 비어 있던 공간, 예술을 품고 사람을 잇다…여주 '빈집예술공간'

연합뉴스 2026-08-02 06:45: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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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되던 구도심 3층 건물의 반전…전시·연습·소통 아우르는 '문화 사랑방'으로 우뚝

창작활동 지원·주민 문화 향유 기회 확대·상권 활성화까지 '일석삼조'

[※ 편집자 주 =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인구이동으로 전국에 빈집이 늘고 있습니다. 해마다 생겨나는 빈집은 미관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우범 지대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농어촌 지역은 빈집 문제가 심각합니다. 재활용되지 못하는 빈집은 철거될 운명을 맞게 되지만, 일부에서는 도시와 마을 재생 차원에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매주 한 차례 빈집을 주민 소득원이나 마을 사랑방, 문화 공간 등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를 조명하고 빈집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

빈 건물을 활용한 여주시 '빈집예술공간' 빈 건물을 활용한 여주시 '빈집예술공간'

[촬영 = 김광호 기자]

(여주=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저출산과 인구 이동으로 전국적인 빈집 증가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경기 여주시가 방치된 구도심의 빈 건물을 주민과 예술인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주목받고 있다.

여주 민속 5일장이 열리는 한글시장 끝자락에 위치한 '빈집예술공간'이 그 주인공이다.

◇ 방치되던 구도심 3층 건물, 든든한 '문화예술 허브'로

여흥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이 건물은 4년여 전 만 해도 원도심 인구 감소 여파로 세입자를 찾지 못해 비어 있던 곳이었다.

여주시와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빈 건물, 빈 상가 등 유휴공간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던 중 이 건물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원도심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침체한 인근 골목상권에 활력도 불어넣자는 취지였다.

신축 대비 예산과 기간을 대폭 절감할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재단은 2020년 9월 한글시장 내 10여 평의 빈 점포(세종로 14번길 24)를 리모델링해 '1호 빈집예술공간'을 열었다. 1호 빈집예술공간은 한동안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공간이자 주민들의 문화예술 체험장으로 활용됐다.

재단은 1년여 뒤인 2021년 11월 여흥로 47번길 15-1에 있는 건물을 2호 빈집예술공간으로 꾸며 개관한 뒤 2년여간 두 예술공간을 함께 운영하다가 2023년 하반기 지금의 공간으로 통합했다.

현재 빈집예술공간은 ▲지하 1층 다목적 연습실 ▲지상 1층 복합문화 전시실 ▲지상 2층 주민·예술인 커뮤니티 및 전시 공간으로 알차게 꾸며져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여주 빈집예술공간 지하 연습실 모습 여주 빈집예술공간 지하 연습실 모습

[촬영 = 김광호 기자]

◇ 세종대왕의 역사성 담은 기획전부터 시민 참여 프로그램까지

1층 전시실에서는 매년 심사를 거쳐 선정된 지역 예술인 및 단체의 대관 전시와 재단 기획전 등 연간 12회 안팎의 다양한 전시가 펼쳐진다.

지하 1층 다목적 연습실과 지상 2층 커뮤니티 공간 및 전시공간은 매월 1일부터 네이버 예약이나 서류 신청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28일부터 6월 4일까지 세종대왕 영릉이 있는 여주의 역사적 정체성을 살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기획 전시 '문자, 예술이 되다-한글의 확장'을 선보였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는 영화 '기생충'에 작품이 소개된 지비지(ZiBEZI) 작가의 세종대왕 관련 작품을 선보인 기획전 '창의 집현전 : 지비지한글아트'가 열리기도 했다.

재단은 이처럼 세종대왕의 업적을 예술적으로 재조명하는 한편, 여주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속해 선보이고 있다.

여주 '빈집예술공간' 1층 전시실에서 현재 진행 중인 회화 개인전 모습 여주 '빈집예술공간' 1층 전시실에서 현재 진행 중인 회화 개인전 모습

[촬영 = 김광호 기자]

기획전시 외에도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1월 23일까지는 지역 예술인의 창작 성과를 한자리에 볼 수 있었던 2025 문화예술지원사업 성과공유회 '56개의 결실:나눔으로 잇다, 풍요로 확장하다'를 열었다.

시민들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시민예술학교 '붓으로 쓰는 나의 이야기' 참여자들의 작품 전시 등 일반 시민들의 문화예술작품 전시도 열고, '으라차차! 여주를 깨우는 움직임 체조'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재단은 빈집 예술공간이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확대했을 뿐 아니라 구도심 및 민속 5일장의 활기를 불어넣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단 김해성 지역문화팀장은 "처음에는 전시공간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연습실과 커뮤니티 공간까지 활용되면서 이용 형태가 다양해지고, 이용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과 방문객들의 문화예술 참여, 인근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공간 운영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22일부터 8월 30일까지 열린 '창의 집현전:지비지한글아트' 전시 모습 지난해 7월 22일부터 8월 30일까지 열린 '창의 집현전:지비지한글아트' 전시 모습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지역 예술인에게 단비 같은 공간"…공간 재생 사업 확대 추진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7일까지 이곳에서 개인 회화전 '행복을 찾아서'를 열고 있는 주현옥 작가는 "안양에서 살다가 2년 전 여주로 이사를 왔는데 원도심에 이런 전시 공간이 있는 것은 물론 무료로 전시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여주시나 재단에서도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 전시 등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작가 친구들한테 자랑을 많이 한다"며 "친구들이 이곳에서 연합 전시회를 하자며 부러워한다"고 덧붙였다.

시와 재단은 앞으로도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예술 공간 조성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은 "문화예술은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만큼 기존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비어 있던 공간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사람을 모으고 지역을 연결하는 장소로 변화한 것 자체가 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유휴공간을 지역문화와 연결하는 다양한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문화예술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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