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서 스페인 세우타로 6만 명 밀입국…스페인 총리 '인신매매 조직'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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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서 스페인 세우타로 6만 명 밀입국…스페인 총리 '인신매매 조직' 지목

BBC News 코리아 2026-08-01 18:01: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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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타로 이민자들이 대거 넘어온 계기는 무엇이었나?

스페인 총리는 약 6만 명의 이주민이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북아프리카 자치도시 세우타로 넘어온 사태의 배후로 인신매매 조직을 지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최소 57명이 숨졌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번 사태를 "스페인의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라고 규정했다. 이탈리아는 이에 대응해 스페인과의 유럽연합(EU) 솅겐 조약 적용을 중단했다. 솅겐 조약은 29개 유럽 국가가 공동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공식적으로 폐지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번 대규모 유입은 스페인 대법원이 세우타나 또 다른 스페인령 자치도시 멜리야로 향하다 해상에서 적발된 이주민들을 모로코로 즉시 돌려보낼 수 없다고 판결한 뒤 발생했다.

스페인 당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저녁까지 4만8000명 넘는 이주민이 자발적으로 모로코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한 남성은 로이터통신에 자신도 모로코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혀 좋지 않고, 재미있는 일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죽고 있습니다. 아직 오지 않았다면 제발 오지 마세요. 오면 안 됩니다."

북아프리카 해안에 있는 세우타는 지브롤터해협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 본토와 떨어져 있다. 이곳은 오랫동안 유럽으로 가려는 이주민들이 몰리는 주요 지점이다. 여름철이면 세우타로 향하려는 대규모 이동이 자주 발생하며, 보통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된다.

모로코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세우타와 또 다른 스페인령 자치도시 멜리야는 오랫동안 양국 외교 관계의 갈등 요인이 돼 왔다. 두 지역은 유럽연합과 아프리카가 육지로 맞닿아 있는 유일한 국경이기도 하다.

최근 국경을 넘으려는 시도가 늘자 현지 당국은 마드리드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 30일(현지시간) 에는 국경 통제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현장에서 큰 혼란이 벌어졌다.

부모를 만나기 위해 세우타를 찾았던 카르멘 곤살레스 베르무데스는 BBC에 지난 하루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수영복 차림으로 온몸이 젖은 채 바다에서 막 올라온 수천 명의 사람들을 봤다"며 "대부분이 그저 더 나은 미래를 찾는 선량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그런 미래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빅토르 오르티스 소토마요르는 BBC에 "이런 광경은 처음 봤다"며 도시 곳곳의 광장과 거리마다 이주민들이 가득했고, 대부분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문을 연 상점은 몇 곳뿐이었지만,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몰리자 결국 경찰이 문을 닫으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가족, 저 모두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무서워서 밖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카르멘 곤살레스 베르무데스는 2021년 세우타로 이주민이 대거 넘어왔던 당시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2021년에는 경찰과 군이 대응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어제도 거리에는 나와 있었지만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부터가 정말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북아프리카 해안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를 보여주는 합성 그래픽. 상단 패널은 모로코와 스페인 사이에 위치한 세우타를 표시한 위성 지도로, 벤주, 타라할, 알미나 반도 등의 지명이 포함돼 있다. 지도에는 세우타가 스페인과 모로코 사이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가 함께 표시돼 있다. 하단 패널은 해안 경계 주변 경로를 보여주기 위해, 바다에 있거나 국경 울타리 근처 바위에 모여 있는 수십 명의 이주민을 담고 있다. 게티 이미지를 사용한 BBC 그래픽.
BBC

세우타 특별자치시 후안 헤수스 비바스 수반은 이번에 넘어온 이주민 수가 도시 전체 인구의 약 70%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최근 현지 통계에 따르면 세우타 인구는 약 8만3600명이다. 다만 스페인 내무부는 BBC에 30일 새벽 이후 입국한 인원이 약 5만 명으로 추산된다며 이보다 다소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스페인 정부는 세우타와 인근 스페인령 자치도시 멜리야의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했다. 멜리야에서도 밤사이 300∼400명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체스 총리는 31일 세우타를 방문해 이번 대규모 유입은 범죄 조직들이 최근 대법원 판결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해석하면서 촉발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로코 당국과의 논의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인신매매 조직들이 대법원 판결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했고, 이 내용이 삽시간에 퍼졌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또 모로코와의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로코 당국이 무단 입국자들의 귀환 절차에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이주민들이 바다와 육로를 통해 세우타로 넘어오는 가운데 스페인 세우타 도심에 이주민들이 모여 있다.
Reuters
수많은 사람들이 세우타에 도착했다
지난달 30일, 이주민들이 모로코에서 헤엄쳐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에 도착하고 있다.
EPA/Shutterstock
많은 젊은 남성들이 헤엄쳐 세우타로 들어가거나 육로 국경을 넘는 모습이 목격됐다

세우타로 넘어온 이주민 대부분은 젊은 남성이지만, 군중 속에는 여성과 어린이, 영아도 포함돼 있다. 당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이 지역에 무단 입국한 사람 가운데 최소 7000명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추산했다.

일반적으로 이주민들은 세우타에 들어가기 위해 해안 위쪽에서 수 킬로미터를 헤엄쳐 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경 철책 바로 앞까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일부가 방파제의 바위를 따라 걸어 끝부분을 돌아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반대편 해변에 닿기 위해 바다로 나가 헤엄쳐야 했다.

당시 모로코 국경수비대가 어디에 있었는지, 또 왜 이주민 무리가 해산되거나 저지되지 않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실업률이 높은 모로코에서는 지난해 청년들이 더 나은 기회와 공공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며 여러 차례 Z세대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BBC 검증팀은 유엔이 공개한 이주 통계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7월 15일까지 세우타로 넘어온 사람은 2826명이었고, 멜리야를 통해 들어온 사람은 181명이었다.

이 두 지역을 통한 이주민 유입은 이미 최근 몇 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다. 2025년에는 994명, 2024년에는 476명, 2023년에는 467명이 세우타와 멜리야로 들어왔다.

모로코 프니데크의 국경 인근에서 사람들이 불에 탄 차량 주변에 모여 스페인령 세우타로 넘어갈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Reuters
밤사이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에 인파가 몰렸다
스페인과 모로코 국경에 배치된 군용 차량들.
Reuters
스페인은 현재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다

이탈리아의 우파 성향 총리 조르자 멜로니는 세우타에서 전해진 장면들이 "충격적"이라며, 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통제되지 않은 이민"이 유럽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31일 오후 스페인과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 적용을 중단했다. 두 나라는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 사실상 항공편에만 적용되며, 승객에 대한 추가 검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외무장관은 멜로니 총리의 발언이 "유럽의 연대가 아닌 당파적 선동을 하는 우방이자 동맹국에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페인 정부는 31일 마드리드 주재 이탈리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체코의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도 스페인의 솅겐 조약 회원국 자격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체스 총리는 엑스(X)에 "연대와 공감은 선택일 수 있지만, 유럽 조약과 사실에 대한 존중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우타 상황을 "재앙"이라고 부르며 "허술한 법과 잘못된 관리"가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세우타에서 전해진 장면들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리 란타넨 핀란드 내무장관은 멜로니 총리의 입장을 지지하며 스페인이 국경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모로코에 "불법 이주민들을 즉시 돌려받으라"고 촉구했다.

추가 보도: 타마라 코바체비치(BBC 검증팀), 바스마 엘 아티(BBC 포커스), 이사벨라 불(BBC 월드서비스), 마리나 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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