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국정연설서 업적 공치사…향후 5년 계획도 제시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군사정권 수장 출신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이 그동안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자국을 차별했다며 앞으로는 사례별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AP 통신 등에 따르면 흘라잉 대통령은 전날 수도 네피도 의회에서 한 국정 연설에서 "지난 5년 동안 일부 아세안 국가가 미얀마를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우리는 인내심과 관용으로 그들과 계속 협력했다"며 "(앞으로) 이런 비건설적 차별에는 사안별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얀마를 차별했다고 주장한 아세안의 특정 회원국을 밝히지는 않았다.
흘라잉 대통령은 차별 사례로 2021년 미얀마 내전을 끝내기 위한 폭력 중단과 민간인 공격 중단 등 아세안의 5개 합의 내용을 들며 모든 회원국의 동의 없이 발표됐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미얀마는 이 합의안을 지키지 않았고, 아세안은 각종 회의에서 미얀마 군부를 배제해왔다.
최근 아세안 일부 회원국은 사실상 고립된 미얀마와의 관계 진전을 바라지만, 또 다른 회원국은 내전 지속과 5개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미얀마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흘라잉 대통령은 독자적 외교 정책에 따라 미얀마가 주도권을 갖고 아세안과 관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아 1시간 40분 동안 진행한 이번 국정 연설에서 취임 이후 자신의 업적을 공치사하면서 현 정권의 향후 5년 계획도 제시했다.
흘라잉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한 뒤 평화 회복과 국가 발전이라는 우선 과제를 추진함으로써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앞으로 2년 동안 민주주의와 연방제를 기반으로 현대적이고 발전된 국가의 토대를 만들고, 이후 3년 동안은 새로운 국가 건설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흘라잉 대통령은 또 전국 330개 행정구역(타운십)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한 총선 당시 내전으로 투표하지 못한 102개 타운십에서 내년에 특별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또 미얀마 청년들이 다른 나라로 떠나는 추세여서 자국 경제 발전에 타격이 된다면서도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징병법의 영향에 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얀마 군정은 2010년 제정한 뒤 시행을 미룬 징병법을 2024년부터 시행했고, 이후 해외 취업이 폭증하고 국경을 넘어 주변국으로 탈출하는 사례도 늘었다.
이 징병법에 따라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은 군 복무 대상이며, 복무 기간은 최대 2년이고 비상사태 때는 최대 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이후 6천명 넘게 살해하고 2만명 넘게 임의로 구금했다.
군사정권에서 최고사령관으로 수장을 지낸 흘라잉 대통령은 올해 초 야당을 사실상 배제한 채 치른 총선에서 군부가 압승함에 따라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후 일부 반대 세력을 사면하거나 수치 고문의 수감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하는 등 유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반군과는 여전히 내전 중이다.
so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