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미국 수도 워싱턴 D.C. 한복판을 인디카가 질주한다(오토레이싱 7월 18일 기사 참조).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프리덤 250 그랑프리 오브 워싱턴 D.C.’다. 국회의사당과 워싱턴 기념탑을 배경으로 8월 22~23일 열리는 이 대회는 단순한 신설 도심 레이스가 아니다. 미국 자동차경주가 100년 넘게 쌓아온 역사와 산업, 국가적 상징이 수도의 중심에서 만나는 무대다.
프리덤 250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먼저 미국식 오픈 휠 레이스가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떤 위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인디카는 북미를 대표하는 최고 등급의 오픈 휠 레이스다. 바퀴가 차체 밖으로 드러난 1인승 머신이란 점에서는 F1과 닮았다. 그러나 초고속 오벌과 일반 서킷, 도심 코스를 한 시즌 안에서 모두 달린다는 부분에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갖는다.
그 중심에는 ‘인디애나폴리스 500 마일’이 있다. 1911년 처음 열린 인디 500은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의 2.5마일 오벌을 200랩 달리는 500마일 경기다. 레이 해룬이 초대 우승자가 된 이후 인디 500은 미국 자동차경주의 대표 무대로 성장했다.
인디 500은 단순한 시즌 한 경기가 아니다. 미국 자동차산업과 기술, 대중문화가 결합한 상징이며 오늘날 인디카 시리즈의 역사적 기반이다. 미국 오픈 휠 레이스는 초기 미국자동차협회와 미국자동차클럽을 거치며 성장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주요 팀과 오너들은 기존 운영 방식과 상업적 발전 속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팀들은 방송과 스폰서십, 경기 운영에서 더 큰 권한을 원했다. 이 흐름은 1979년 챔피언십 오토레이싱 팀스, CART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CART는 오벌 중심의 미국 자동차경주를 일반 서킷과 도심 코스, 해외 무대로 확장했다. 마리오 안드레티와 릭 미어스, 마이클 안드레티 같은 미국 스타뿐 아니라 에머슨 피티팔디와 나이젤 만셀 등 F1 챔피언도 합류했다.
경기 수준과 상업적 영향력이 함께 커지면서 미국 오픈 휠 레이스는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성장은 새로운 갈등을 만들었다.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 측은 인디 500과 오벌, 미국 중심의 비용 통제 구조에 무게를 뒀다. 반면 CART는 팀 중심 운영과 로드·도심 경기, 국제화를 강조했다.
두 진영의 운영 철학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1996년 인디 레이싱 리그가 출범하면서 미국 오픈 휠 레이스는 둘로 갈라졌다. 인디 레이싱 리그는 인디 500을 중심으로 새로운 챔피언십을 만들었고, CART와 뒤를 이은 챔프카는 기존 로드·도심 중심 노선을 이어갔다.
분열의 대가는 컸다. 팀과 드라이버, 스폰서와 방송, 팬이 양쪽으로 나뉘었다. 인디 500과 시즌 챔피언십의 연결도 약해졌다. 어느 한쪽도 이전 전성기의 영향력을 온전히 이어가지 못했다.
인디카의 가장 큰 경쟁자는 다른 챔피언십이 아니라 내부 분열이었다. 두 시리즈는 2008년 다시 하나로 합쳐졌다. 챔프카가 인디카 시리즈와 통합되면서 미국 오픈 휠 레이스는 단일 챔피언십 체제를 되찾았다. 2008년 롱비치 경기는 챔프카 시대의 마지막 경기로 남았다.
통합이 과거의 영향력을 곧바로 되찾아준 것은 아니다. 분열 기간 이탈한 팬과 스폰서, 방송 시장을 다시 끌어오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2008년 통합은 인디카가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복원한 사건이었다.
현재 인디카는 인디 500을 중심으로 오벌과 일반 서킷, 도심 레이스를 함께 운영한다. 드라이버는 최고속도와 슬립스트림에 익숙한 오벌 감각, 정교한 제동이 필요한 서킷 주행, 보호벽 사이에서 실수를 억제하는 도심 적응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여기서 인디카와 인디 500은 구분해야 한다. 인디카는 시즌 전체를 구성하는 챔피언십이자 경기 운영 조직이다. 인디 500은 그 챔피언십을 대표하는 단일 경기다. 인디 500의 이름이 인디카보다 널리 알려져 있지만 두 명칭이 같은 의미는 아니다.
프리덤 250 역시 인디 500의 역사적 위상을 대신하는 대회는 아니다. 아직 첫 경기도 열리지 않은 신설전이 100년 넘는 전통과 같은 무게를 가질 수는 없다. 다만 인디 500을 중심으로 성장한 미국식 오픈 휠 레이스가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수도 워싱턴 D.C.에 들어선다는데 의미가 있다.
1911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본격화된 미국 오픈 휠 레이스는 전성기와 분열, 통합을 거쳐 2026년 국가의 수도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프리덤 250은 그 역사의 완성이 아닌 위기를 견디며 살아남은 인디카가 자신의 역사와 가치를 새로운 관중에게 다시 설명하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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