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지지율의 무덤'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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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지지율의 무덤'이 되는가?

프레시안 2026-08-01 09:57: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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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이 정치적으로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수 언론이나 부동산 평론가들은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마치 자연 법칙처럼 되뇌이는데, 사실 부동산 문제는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게임'에 더 가깝다. 정부 정책으로 손실을 입는 집단은 조직되어 있고, 이익을 얻는 집단은 분산되어 있다. 그리고 언론은 이익을 얻는 집단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손실을 보는 집단의 위기를 시장 전체의 위기처럼 번역한다.

부동산 문제가 진짜 어려운 점은 주택 자산에 관한 정책이 '부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상당수 노동자와 자영업자들도 주택자산을 보유한다. '집주인' 대 '무주택자'의 구도가 계급적으로 명확히 나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이재명 정부의 지지층 일부도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손실을 봤다고 느낄 수 있다. 연금 문제나 증세 문제도 그렇다. 국민(유권자) 대부분이 이해관계자인 문제다.

예를 들면 집값이 오르면 무주택자는 불만이다. 집값이 내리면 다주택자와 기존 주택 보유자는 불만이다. 거래가 줄어도 불만이고, 세금이 올라가도 불만이며, 공급이 부족해도 불만이다.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모순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이 부동산이다. 부동산 만큼이나 민감한 영역은 연금개혁, 세금 인상, 의료개혁 등이다. 이런 이슈들은 성공해도 티가 나지 않고 실패하면 모든 책임을 정부가 떠안는다.

야당과 경제지 등 반대파는 이런 현실을 적극 활용한다.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프레임을 공고히 하면서 익숙한 수사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 '투기 억제'는 '거래 자유 침해로, '대출 규제'는 '청년 사다리 걷어차기'로, '집값 안정'은 '경기 침체'로, '임대차 보호'는 '전세시장 붕괴' 같은 수사로 대체된다.

대출을 제한하면 주택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반발한다. 보유세를 올리면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가 반발한다. 재건축 이익을 환수하면 조합과 건설업계가 반발한다. 임대차 보호를 강화하면 임대사업자와 일부 집주인이 반발한다. 정부 정책은 대체로 이익과 손실을 동시에 만드는데, 이익은 넓게 분산되고 손실은 특정 집단에 가시적으로 집중될 수 있다. 또한 손실은 즉각적이고 구체적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편익보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보도한다.

결국 정부를 이기는 것은 시장이 아니라 시장에서 우월한 위치를 점한 조직된 이해관계자들이다. 이런 복잡한 배경 때문에 부동산 정책은 '지지율의 무덤'이 된다. 이걸 깨뜨리는 방법은 거의 없다.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난 23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보자.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 시장 참여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 모두 좋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의 정치적 책임을 직접 떠안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정책 토론회가 가진 유용성과 유익성을 말하는 게 아니다. 부동산 문제를 대통령이 직접 거론하고 정부가 강력하게 개입한다는 신호를 주면 줄수록 이 이슈는 집권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슈 선점' 만큼이나 '이슈 회피'도 중요한 전략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순간 정치적 주목도가 집중되고, 그 결과 불만이 정부를 향하게 된다. 특히 부동산은 가시성이 매우 높은 정책이다. 이를테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해도 사람들은 즉각 체감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파트 가격이 1억 원 움직이면 얘기가 다르다. 세율이 바뀌거나 대출 규제가 생기면 유권자는 곧바로 체감하게 된다. 정책은 뉴스로 재생산되고, 뉴스는 여론을 만들며, 이 여론은 대통령 지지율이나 정당 지지율에 곧바로 반영된다. '주목의 역설'이다.

만약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만은 시장이나 경기 탓으로 분산될 수 있지만,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는 순간 모든 관심과 책임은 정부로 집중된다.

특히 언론 보도가 집중될수록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했다", "정부가 대출을 막았다", "정부가 세금을 올렸다"는 식의 프레임이 형성된다. 실제로 시장의 반응이나 결과와 별개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정부에 귀속된다. 문재인 정부가 빠졌던 함정이 바로 이것이다. 부동산은 '성과를 내기 어려운데 책임은 크게 지는 정책'의 전형적인 사례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동안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문제가 정부의 대표 이슈가 되었고, 시장 변동과 정책 효과에 대한 실망이 대통령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표할수록 정책 자체의 효과뿐 아니라 '부동산 문제의 정치적 소유권'까지 정부가 떠안게 되는 위험이 커진다.

시장 자체에 대한 관심을 식혀야 한다. 예고된 대책은 이미 대책으로서 효용성을 상실한다. 부동산 정책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국정 동력이 떨어진다. 국정 동력이 떨어지면 부동산 시장에 개입해야 할 시점에 개입할 수도 없다. 부동산은 권력 게임이고, 정치 게임이다. 시장을 조정할 수 있다거나, 가격 상승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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