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대륙에서 세계 정상급 스포츠 행사가 같은 주말 펼쳐졌다.
스코틀랜드 동부 해안에서는 세계적인 골퍼들이 르네상스 클럽에 모여 2026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나섰다. 방향을 계속 바꾸는 해안 바람과 까다로운 페어웨이 속에서 작은 오차까지 줄이며 최상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로부터 약 1만km 떨어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FIA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EC) 상파울루 6시간’이 열렸다. 드라이버와 경주차는 인터라고스에서 6시간 동안 한계를 시험했다.
두 무대는 겉으로 전혀 다르게 보인다. 골프는 고요함과 인내, 정교함으로 승부하고 모터스포츠는 속도와 굉음, 순간적인 판단이 지배한다. 그러나 승패를 가르는 조건은 닮아있다. 철저한 준비와 신뢰, 팀워크, 압박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능력이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드라이버이자 골프를 즐기는 제이미 채드윅과 다니 준카데야는 이 공통점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있다. 두 사람은 골프를 통해 레이싱과 맞닿은 또 다른 경쟁의 원리를 발견했다.
압박 속에서 갈리는 승부
채드윅은 두 종목이 가장 닮은 지점으로 정신적인 부담을 꼽았다. 장시간 이어지는 내구레이스와 나흘 동안 치러지는 골프 대회 모두 실수를 빠르게 털어내고 다음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채드윅은 “골프와 모터스포츠는 압박 속에서 평정심을 시험한다”며 “최고 수준의 경쟁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실수에 머물 여유가 없는 만큼 강한 정신력과 전략적인 판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종목 모두 실수를 허용하는 범위가 좁다는 점도 같다. 골프에서는 힘 조절과 방향 판단의 작은 오차가 결과를 바꾼다. 레이싱에서도 주행 라인을 조금만 잘못 선택하거나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으면 순위와 경기 흐름이 달라진다.
준카데야는 “레이싱은 모든 상황이 빠르게 전개되지만 압박 속에서 기술을 다듬고 통제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골프와 같다”며 “내구레이스와 나흘 일정의 골프 대회 모두 체력과 정신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압박을 견디는 힘도 개인의 능력만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는 성과
경주차를 모는 드라이버와 그린 위에 선 골퍼에게 시선이 집중되지만 실제 결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모터스포츠에서 드라이버는 엔지니어와 전략가, 미캐닉 등으로 구성된 조직의 일부다. 경주차 안에서는 혼자지만 전략과 세팅, 주행 데이터에 관한 판단은 팀 전체의 대화를 통해 이뤄진다.
준카데야는 “모터스포츠와 골프 모두 개인의 활약이 강조되지만 성공은 그 뒤에 있는 팀에 크게 의존한다”며 “드라이버는 엔지니어의 피드백과 전략을 신뢰해야 한다. 모든 과정은 끊임없는 소통으로 이어지는 팀의 공동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채드윅은 골퍼와 캐디의 관계에서도 같은 모습을 찾았다. 골퍼는 캐디와 코스 상황을 분석하고 다음 플레이를 논의한다. 이는 차고에서 엔지니어들과 데이터를 살피고 다음 주행을 준비하는 과정과 닮았다. 그는 “골프에서는 캐디에 대한 신뢰가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 관계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동료들과 모든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뛰어난 성과는 기억에 남는 한 장면으로 드러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준비와 협업이 자리한다. 결국 결과를 만드는 힘은 같은 원칙과 목표를 공유하는 데서 나온다. 준카데야는 압박 속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진실성, 경쟁자와 동료의 역할을 인정하는 존중, 함께 더 나은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태도를 핵심 가치로 꼽았다.
채드윅은 “골프와 모터스포츠가 서로 다른 능력을 요구하지만 누구도 혼자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은 같다”며 “정교한 스윙과 빈틈없이 달린 한 랩 뒤에는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인 팀이 있다”고 말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업이 성과의 토대라면 현대 스포츠에서는 이를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기술이 끌어내는 잠재력
현대의 골프와 모터스포츠에서는 선수의 감각과 데이터 분석을 떼어놓기 어렵다. 선수와 드라이버는 신체 능력만 단련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수치를 분석하며 이전에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작은 차이까지 개선으로 연결한다.
채드윅은 “레이싱에서는 모든 과정에 기술이 관여한다”며 “매 랩이 끝난 뒤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뮬레이터로 서킷을 준비하면서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골프도 같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선수들은 스윙과 공의 궤적, 코스 환경에 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의 플레이를 이해하고 변화하는 조건에 대응한다.
준카데야는 “모터스포츠에서는 경주차와 타이어, 드라이빙을 이해하는 데 기술을 활용하고 골프에서는 스윙을 분석하고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며 “두 종목 모두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채드윅은 기술의 역할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는 데이터를 지식으로 바꿔 다음 판단과 개선 방향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선수와 드라이버가 자신의 능력을 더 정확하고 자신 있게 발휘하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이다. 그는 “가장 발전된 기술은 사람을 대신하기보다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돕는다”며 “기술은 사람의 연장선이 돼 더 큰 자신감과 정교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준카데야는 데이터에서 얻은 지식과 인간의 능력을 높이는 기술이 결합 될 때 최고의 결과가 만들어진다고 봤다. 경험과 재능, 혁신이 맞물리면 개인이 혼자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고 수준의 경기력이란 준비와 팀워크, 기술, 극심한 압박 속에서도 능력을 발휘하는 힘이 하나로 맞아떨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채드윅과 준카데야의 이야기는 골프와 모터스포츠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정상에 다가가는 과정은 닮아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작은 실수를 줄이는 집중력과 서로를 믿는 협업, 데이터를 성과로 바꾸는 기술이 함께할 때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골프와 모터스포츠를 잇는 이번 이야기는 준비와 신뢰, 기술을 통해 새로운 기준에 도전한다는 제네시스의 방향을 보여준다. 무대는 페어웨이와 서킷으로 다르지만, 더 나은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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