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하 변화부터 한반도 해수면까지…극지서 관측하고 예측
아라온호·위성·AI 활용해 북극항로 해빙 변화도 파악
[※ 편집자 주 =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바다 안전부터 해양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해양수산 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그 역할과 중요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는 해양수산부와 소속 기관의 업무를 하나씩 '분해'해 살펴보는 기획 기사를 매주 1차례 송고합니다.]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남극에서 빙하가 녹으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까?
지구 반대편 남극의 변화가 한반도의 날씨와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쉽게 와닿지 않는다.
그저 드넓은 얼음으로 뒤덮인 '얼음 왕국'처럼 보이는 극지의 변화는 대기와 해양의 순환을 타고 전 지구로 이어진다.
특히 빙하와 빙상으로 대표되는 '빙권'은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변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연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남극 연구 전초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는 이런 변화를 가까이에서 관측하는 핵심 거점이다.
동남극 빅토리아랜드와 테라노바만 일대에서 빙하의 이동과 두께, 빙하 아래 지형과 해양환경을 관측해 빙하 변화가 한반도 주변 해수면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다.
극지연구소는 장보고과학기지를 비롯해 남극 세종과학기지, 북극 다산과학기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등을 운영하며 우리나라의 남극과 북극 연구를 전담한다.
극지의 빙하와 해빙, 대기, 해양, 지질, 생태계 등을 연구해 지구환경 변화의 원인을 밝히고 그 영향이 한반도와 국민 생활에 어떻게 나타날지를 예측하는 역할이다.
최근에는 극지의 변화를 관측하는 데서 나아가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하는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연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해상 운송로로 주목받지만, 해빙의 분포와 두께, 기상·해양환경의 변동성이 커 과학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극지연구소는 북극항로의 안정적인 활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아라온호와 위성을 이용해 해빙의 농도와 두께, 이동, 균열 등을 관측한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해빙과 항로 변화를 예측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을 지원하는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는 민간 해운사의 운항계획과 항로 최적화, 자율운항선박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극지 연구의 가장 큰 어려움은 현장 접근성과 관측 자료 확보다.
현장까지 이동하는 데 며칠에서 수주가 걸리고, 기상과 해빙 상태에 따라 계획한 조사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장비가 고장 나도 현지에서 부품이나 전문인력을 바로 확보하기 어렵다"며 "과학기지와 쇄빙연구선 같은 핵심 인프라를 극한환경에서 안전하게 유지·운영하려면 상당한 예산과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인프라의 절대 규모에서는 일부 선도국보다 작지만 과학기지와 쇄빙연구선, 위성관측, AI, 조선·해양공학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앞으로는 우리가 직접 확보한 현장 자료를 예측기술과 정책·산업 서비스로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지연구소는 앞으로 남극의 급격한 해빙 감소에 대응하는 연구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남극해에서 조업 활동을 수행하는 만큼 해빙 변화는 조업 안전과 수산자원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연구소는 현장 관측과 해빙 모델을 고도화하고 인공지능 기반 계절예측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남극 빙상과 해수면 상승, 북극과 한반도의 계절예측, 극지 생태계와 생물자원 연구도 강화한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2030년 차세대 쇄빙연구선 투입으로 중앙북극해와 남극 미답 지역까지 연구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AI와 위성, 무인탐사 기술을 활용해 극지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고 연구 성과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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