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꼭 줘야 하는 건데, 예산이 바닥 나 지급에 문제까지 생겨버린 '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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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꼭 줘야 하는 건데, 예산이 바닥 나 지급에 문제까지 생겨버린 '이 돈'

위키트리 2026-08-01 03: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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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국가의 부실 수사 책임을 인정받아 배상 판결을 받은 뒤 4개월 만에 1500만원을 지급받았다. 법원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국가배상금 지급이 늦어진 배경에는 올해 편성된 관련 예산이 조기에 소진된 문제가 있었다.

지난달 29일 조선비즈 단독보도에 따르면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같은 달 23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 모 씨에게 국가배상금 1500만원 지급을 완료했다.

김 씨는 경찰의 초기 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져 피해가 커졌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은 지난 2월 김 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성폭력 범죄 정황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무부는 지난 3월 항소를 포기했고, 이에 따라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일반적으로 국가배상 판결이 확정되면 피해자가 지급 청구를 한 뒤 일정 절차를 거쳐 배상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김씨의 경우 판결 확정 이후 실제 지급까지 4개월 이상이 걸렸다. 올해 국가배상금 예산이 이미 소진돼 추가 재원이 마련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가 편성한 국가배상금 예산은 1448억원이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 3월까지 해당 예산을 대부분 사용했고, 이후 지급해야 할 배상금이 남게 됐다. 법무부는 기획예산처와 협의한 뒤 국무회의를 거쳐 예비비 2457억원을 추가 확보했고, 이를 통해 지급이 지연된 국가배상금을 순차적으로 집행했다.

법무부는 국가배상법 시행령에 따라 지급 청구가 접수되면 통상 1주일 안에 배상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산 부족 등 행정적 사유로 지급이 늦어질 경우 지연 기간에 따른 이자를 함께 지급한다. 올해처럼 국가배상금 지급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에는 추가 예산 확보 절차가 필요해 지급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는 귀가하던 중 뒤따라온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고, 이후 성폭행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초기에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이 진행됐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성범죄 정황이 확인되면서 혐의가 변경됐다. 가해자는 2023년 대법원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았다.

김 씨는 이후 수사기관이 사건 초기 성폭력 가능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법원은 수사기관의 대응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국가배상은 어떤 제도인가

국가배상은 공무원이나 국가기관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행위를 해 국민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가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다. 헌법 제29조와 국가배상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경찰·검찰·군·행정기관 등 국가기관의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가 대상이 될 수 있다.

국가배상이 인정되려면 단순히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공무원의 직무상 행위가 법령을 위반했는지, 해당 행위와 피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을 법원이 판단한다. 손해 범위에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뿐 아니라 치료비, 재산상 손해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국가배상은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청구해야 하는 절차다. 피해자는 국가배상심의회에 배상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심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국가배상금과 범죄피해자 지원금은 다르다

범죄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 제도에는 국가배상 외에도 범죄피해자 구조금 제도가 있다. 두 제도는 목적과 지급 기준이 다르다.

범죄피해자 구조금은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거나, 가해자로부터 충분한 배상을 받지 못한 경우 국가가 피해자의 생계와 회복을 돕기 위해 지급하는 제도다. 살인, 중상해 등 특정 범죄 피해자가 대상이 되며 생명 또는 신체 피해를 중심으로 지원한다.

반면 국가배상은 국가기관의 잘못이 인정되는 경우 적용된다. 같은 사건이라도 가해자의 범죄 책임과 국가기관의 책임은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국가배상을 청구한 이유도 범죄 자체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국가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다.

국가배상금 지급액은 왜 늘었나

최근 국가배상금 지급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법무부와 기획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국가배상금 지급액은 2024년 1067억원에서 2025년 4364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3337억원이 지급됐다.

배상금 증가에는 과거 국가 권력 행사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형제복지원, 선감학원, 삼청교육대, 여수·순천 10·19 사건 등 과거 국가기관의 잘못이 인정된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가 일부 과거사 관련 국가배상 소송에서 상소를 포기하거나 취하하면서 확정 판결이 늘어난 점도 지급 규모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법무부는 피해자 권리 회복을 위해 확정 판결에 따른 배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국가배상금 예산 잔액은 568억원이었지만, 지급하지 못한 금액은 약 1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부족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배상금은 어떤 예산으로 지급되나

국가배상금은 정부 예산 가운데 국가배상 관련 항목에서 집행된다. 법원이 국가 책임을 인정해 지급 의무가 발생하면 해당 예산을 통해 피해자에게 지급한다.

예산은 매년 편성되기 때문에 한 해 동안 발생할 배상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대규모 과거사 사건처럼 여러 피해자의 배상 판결이 동시에 확정되면 기존 예산을 초과할 수 있다. 이 경우 정부는 예비비를 활용하거나 추가 예산 확보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지급 과정에서 예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확정 판결 자체가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배상 의무를 부담하며, 지급이 늦어진 기간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지연이자가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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