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라는 첫 배상 권고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쿠팡에서 단순히 개인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간 사실을 넘어 주소와 주문정보,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 생활과 밀접한 정보까지 노출된 점이 손해배상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소비자원 산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50명이 신청한 집단분쟁조정 사건에서 쿠팡이 각 신청인에게 10만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지급 방식은 현금 또는 쿠팡캐시 가운데 피해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결정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쿠팡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위원회는 유출된 정보의 종류와 사건이 발생한 기간, 실제 정보가 악용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거부하면 강제 못 해…최종 보상 여부는 아직
특히 이번 사고에서는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뿐 아니라 배송지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 주문내역 등 개인의 일상생활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까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가 장기간 외부로 빠져나갔고 일부 이용자에게 유출 사실을 알리는 정황까지 확인된 만큼 단순한 정보 유출 이상의 피해 우려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규모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크게 늘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일부 계정에서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신고했지만, 이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피해 규모가 수천만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개인정보위는 쿠팡 회원 약 3322만명과 비회원 최소 433만명 등 총 3756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지난 6월 쿠팡에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과 16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국내 개인정보 보호 관련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의 과징금이다.
이번 배상액은 과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법원이 인정한 위자료 수준과 함께 유출 정보의 민감성 등을 종합해 결정됐다. 쿠팡이 앞서 이용자들에게 제공한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이 실제 피해 보상에 충분했는지도 판단 과정에서 고려됐다.
다만 이번 조정 결정이 곧바로 모든 피해자에게 10만원 지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쿠팡과 신청인들은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수락 여부를 밝혀야 한다. 양측이 모두 받아들이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하지만 쿠팡이 거부할 경우 조정안 자체로 배상을 강제할 수 없다.
쿠팡이 조정안을 수용하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도 동일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별도의 보상계획서 제출을 권고할 방침이라 밝혔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