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소년공에서 대통령까지'…이재명·룰라를 잇는 다섯 가지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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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소년공에서 대통령까지'…이재명·룰라를 잇는 다섯 가지 공통점

폴리뉴스 2026-07-31 20:48:50 신고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미를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만나 또한번 '형제' 같은 우정을 과시했다. 두 정상은 정치적 환경과 국정 여건은 다르지만, 가난한 성장 과정부터 노동 현장 경험, 복지와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실용주의까지 여러 측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선물한 AI 영상. [사진=이 대통령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선물한 AI 영상. [사진=이 대통령 엑스 캡처]

①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한 '자수성가형' 지도자

두 정상 모두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을 겪으며 어린 나이에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고, 이러한 경험은 정치 철학의 밑바탕이 됐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북동부의 빈곤 지역에서 태어나 편모가정에서 자랐다. 7세부터 구두닦이와 행상을 등을 하며 생계를 도왔고, 금속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18세에는 산업재해로 왼쪽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이 대통령은 경북 안동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성남으로 이주한 뒤 소년공으로 일했다. 야구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 기계 사고를 당해 왼팔 장애를 입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룰라 대통령과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자신의 엑스(X·엣 트위터)에 "두 소년공이 대통령이 되어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의 AI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어린 시절의 두 정상이 만나 서로를 껴안는 장면으로 시작해, 현재의 룰라 대통령이 청와대에 도착해 이 대통령과 포옹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이 대통령은 "상처를 가졌지만 흉터가 아니고, 노동에서 삶의 지혜를 얻었고, 역경을 겪었으나 국민이 구해주셨다"며 "그래서 우리는 형제"라고 적었다. 룰라 대통령도 다음 날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내 형제에게 큰 포옹을"이라고 화답했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룰라 대통령이 노조위원장 시절 사용했던 사무실에 전시된 물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룰라 대통령이 노조위원장 시절 사용했던 사무실에 전시된 물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② 노동자·서민을 기반으로 정치에 입문

두 정상 모두 노동 현장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활동을 기반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룰라 대통령은 1975~81년 금속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군사독재 시절 대규모 파업을 이끌었고, 1980년 브라질 노동자당(PT) 창당을 주도했다. 이후 1989년, 1994년, 1998년 세 차례 대선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신 뒤 급진적 이미지를 완화하고 중도층을 끌어안는 전략으로 2002년 네 번째 도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4년 뒤 재선에도 성공했다.

이 대통령은 검정고시와 사법시험을 거쳐 인권·노동 변호사로 활동하며 산업재해와 시민운동 관련 사건 등을 맡았다. 이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청년배당, 지역화폐, 공공의료 확대 등 민생 정책을 추진하며 정치적 입지를 넓혔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다음 날인 지난 28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이 활동했던 상파울루 지역 금속노조 본부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방문 뒤 자신의 X에 "참 많이 닮아있는 삶의 궤적이 우리를 더욱 가깝게 이어주고 있음을 느낀다"고 적으며 두 정상의 공통된 경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보우사 파밀리아' 카드 [사진=연합뉴스/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

③ 복지 확대와 국가의 적극적 역할 강조

두 정상 모두 시장의 자율에만 맡기기보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철학을 보여왔다.

룰라 대통령은 집권 1기(2003~2010년) 저소득층 생계 지원 프로그램인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ília)'와 빈곤층 식량 지원 프로그램인 '포미 제루(Fome Zero)' 등을 대표 정책으로 추진했다. 이들 정책은 극빈층 감소와 중산층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두 차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기본사회 구축, 공공의료 강화, 청년·취약계층 지원 확대 등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6월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한·브라질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6월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한·브라질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④ 성장과 복지를 함께 추구하는 실용주의

두 정상은 복지 확대를 강조하는 동시에 성장 전략도 중시하는 실용주의 성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룰라 대통령은 빈곤층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농업·광업·에너지 등 브라질의 주력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 투자도 장려했다. 두 차례 집권 기간 브라질 실업률이 12.3%에서 7.2%로 낮아졌고 경제성장률은 2.7%에서 7.5%로 성장했다.

이 대통령 역시 복지와 민생을 강조하면서도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중심의 산업 재편 과정에서 성장의 과실이 특정 산업과 계층에 집중되는 'K자형 양극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브라질 전 대통령이자 브라질노동당(PT) 후보인 룰라가 지난 1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브라질 전 대통령이자 브라질노동당(PT) 후보인 룰라가 지난 1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⑤ 강한 지지 기반과 반대층 동시 보유

두 정상 모두 강한 정치적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올랐지만, 그만큼 뚜렷한 반대 세력과의 갈등도 경험했다.

룰라 대통령은 노동계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두터운 지지를 받아왔지만, 부패 의혹과 정치적 갈등을 둘러싸고 보수 진영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왔다. 수감 이후 대법원의 실형 선고 무효 결정을 거쳐 2023년 대통령직에 복귀했지만, 대선 결과를 불복한 일부 국민들이 의회와 대통령궁을 공격하는 폭동을 일으키며 브라질 사회의 정치적 분열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 역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을 기반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왔지만, 사법리스크와 주요 정치 현안을 둘러싼 보수 진영의 비판을 받아왔다. 대선 후보 시절에는 흉기 피습을 당하는 등 극심한 정치적 갈등 속에 선거를 치렀다. 당시 이 대통령은 퇴원하며 "증오하고 죽이는 전쟁 같은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며 정치적 대립 완화를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2월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를 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2월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를 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李 "참 닮아 있다 말 자주 들어"…룰라 "인생 경로 알고 나서부터 형제로 느껴져"

두 정상은 비슷한 성장 배경과 정치 경험을 언급하며 각별한 유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브라질 대통령 내외 초청 국민 만찬에서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후 저와 룰라 대통령님의 정치적 여정, 그리고 인생 역정이 참 닮아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룰라 대통령께서 그랬던 것처럼 저 역시 소년공으로 노동현장에서 삶을 시작했다"며 "고단했던 어린시절을 지나오며 누구보다 절실하게 공정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라는 꿈을 품었다. 몸으로 배운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열망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비슷한 삶의 궤적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룰라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치 오랜 동지를, 또 친구를 만난 것처럼 참으로 반가웠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도 "귀하의 인생 경로를 알고 나서부터 우리가 형제처럼 느껴진다"며 "우리는 아주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고 일찍부터 일을 했으며 당시 겪은 산재 사고의 상처를 몸에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공정한 사회가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정치에 가담하게 됐다"며 "전통적인 정치가들은 우리가 대통령이 되리라고 생각지 않았고, 우리는 쫓겨 다녔으나 꿋꿋이 우리의 길을 갔다"고 했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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