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후계 김동선 문어발식 신사업 실험에 알짜 백화점 곳간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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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후계 김동선 문어발식 신사업 실험에 알짜 백화점 곳간 '줄줄'

르데스크 2026-07-31 18:08: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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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가와 재계 안팎에선 한화그룹 3세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한화비전 사장)의 경영 행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버거와 와인, 음료, 아이스크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본업인 백화점 사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신사업 투자에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부 사업은 적자를 기록하거나 조기 철수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크게 겪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문어발식으로 벌려놓은 신업들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모회사와 주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백화점서 380억원 벌고도 연결순익 33억원…김동선 문어발 확장에 줄줄 새는 모기업 곳간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 1월 이사회에서 결의한 인적분할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인적분할 안건의 골자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를 방산·조선·에너지·금융 중심 존속 법인과 테크·라이프(기계·유통) 중심 신설 법인으로 분리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이를 통해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방산·조선·에너지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을,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라이프를 각각 전담하는 3축 경영 체제의 기틀이 마련됐다. 특히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테크·라이프(기계·유통) 사업을 전담하는 중간지주사격 기업이 출범함에 따라 삼남인 김 부사장의 역할과 영향력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한화그룹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새어나오고 있다. 그동안 김 부사장이 그룹 내에서 중책을 맡으며 신사업 발굴에 주력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약 575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약 5383억원) 대비 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94억원으로 전년(약 34억원) 대비 2배 넘게 늘어났다. 주요 수익원은 백화점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갤러리아였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380억원에 달했다.

 

▲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식음료(F&B) 자회사들은 합산 기준 약 96억5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 주요 식음료 계열사 당기순이익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그러나 종속회사를 모두 포함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33억원에 그쳤다. 자회사들의 부진 때문이었다.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 몇 년간 식음료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다. 2023년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에프지코리아와 와인 수입·유통업체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음료 제조업체 퓨어플러스를 인수했다. 2024년 9월에는 커피 전문점 '빈스앤베리즈'를 운영하는 한화비앤비를 인수했고 올해 초에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사업을 위해 베러스쿱크리머리를 설립했다.

 

지난해 이들 자회사의 합산 순이익은 약 96억5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퓨어플러스는 4억5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 처음 실적이 반영된 베러스쿱크리머리는 95억14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에프지코리아는 2억4900만원의 순이익을 내긴 했지만 전년(20억500만원)에 비하면 80% 넘게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비노갤러리아는 6500만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일부 사업은 조기 철수하기도 했다. 2024년 6억원이 넘는 손손실을 낸 한화비앤비는 지난해 11월 청산절차를 마쳤다.

 

자회사들의 부진한 성적은 모기업인 한화갤러리아의 재무 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가 식음료 자회사에 출자와 대여 형태로 투입한 자금은 440억원을 웃돌았다. 에프지코리아에는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70억원을 출자했고, 베러스쿱크리머리에는 설립 이후 총 330억원을 투입했다. 베러스쿱크리머리에 대한 40억원 규모의 대여금과 한화비앤비에 대한 2억5000만원의 대여까지 더해졌다. 그 결과 지난해 한화갤러리아가 보유한 주요 식음료 자회사 투자주식 장부가액은 770억원을 넘어섰다. 세부적으론 에프지코리아 240억원, 비노갤러리아 55억원, 퓨어플러스 146억원, 베러스쿱크리머리 330억원 등이었다.

 

▲ 한화갤러리아의 재무 상황은 식음료 분야 신사업 확장을 기점으로 점차 악화되고 있다. 사진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한화비전 사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전년(약 765억원) 대비 약 200억원 감소한 약 565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금융기관 차입금과 사채를 합산한 규모는 약 1504억원에서 약 2773억원으로 1년 만에 1200억원 넘게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는 7.95%에서 13.74%로 상승했고 부채비율도 134.89%에서 144.60%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60.90%에서 51.90%로 하락하면서 단기 유동성 부담 역시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를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얼마나 상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재무 건전성 지표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연결 기준 금융비용도 약 294억원으로 영업이익(연결, 94억원)의 세 배 수준을 웃돌았다. 금융비용은 기업이 외부 차입과 리스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의미한다.

 

홍기용(전 한국세무학회장)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차입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재무적 부담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며 "특히 외부 차입에 의존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예상보다 성과가 늦어지거나 실패할 경우 모회사의 재무 건전성 훼손, 주가하락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선 부사장이 확대하고 있는 식음료 사업은 반도체나 인공지능(AI) 등과 같이 장기적 안목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미래 첨단산업이 아니라 국내 소비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라는 점에서 성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미 시장을 선점한 경쟁 사업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만으로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선 외식 브랜드 현실은…점심시간에도 매장 한산, 소비자들은 "너무 비싸서 부담"

 

한화갤러리아의 식음료 신사업의 대표주자이자 김동선 부사장이 직접 국내 유치를 주도한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2023년 국내 상륙 당시 신드롬급 열풍을 일으켰으나 그 열기는 높은 가격의 한계에 부딪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파이브가이즈의 버거 단품(기본 패티 2장 기준) 가격은 1만4400원이며 여기에 리틀 사이즈 감자튀김(7400원)과 밀크쉐이크(8900원) 등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품목을 함께 주문할 경우 총 가격은 3만700원에 달한다.

 

▲ 고물가 속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 온 한화갤러리아의 식음료 신사업은 소비자들의 외면과 치열한 경쟁 구도로 인해 향후 성장 가능성에도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사진은 평일 점심시간대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2층. ⓒ르데스크

 

1만원 안팎으로 세트 메뉴를 이용할 수 있는 일반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무려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수제버거 시장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쉐이크쉑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한참 떨어진다. 쉐이크쉑의 동일 구성 조합 가격은 2만6000원선(햄버거 기본 패티 2장 단품 1만4200원, 감자튀김 4900원, 밀크쉐이크 6900원)이다. 또한 쉐이크쉑이 다양한 통신사 제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파이브가이즈는 관련 프로모션이 전무해 실질적인 가격 격차는 더욱 크다.

 

실제로 점심시간대 강남역 매장에서는 이러한 가격 격차가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지는 양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파이브가이즈 강남점과 쉐이크쉑 강남점은 점심 피크타임인 수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 사이 고객 수 측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파이브가이즈 매장 내부는 상대적으로 한산했으며 특히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2층 공간은 빈자리가 상당했다. 반면 인근 쉐이크쉑 매장은 점심을 즐기려는 직장인들로 훨씬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인근 직장인 이소연 씨(28·여)는 "파이브가이즈가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때는 호기심에 방문했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 이후에는 잘 찾지 않게 된다"며 "세트 메뉴가 없어 두 명이 방문하면 5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드는데 패스트푸드에 지출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 구조상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많아 동선이 불편한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과거 파이브가이즈 강남점에서 근무했다는 최필용 씨(23·남) 역시 가격 경쟁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최 씨는 "음식의 맛을 떠나 고물가 기조 속에서 햄버거 한 끼에 2만원을 훌쩍 넘는 금액을 지불하는 구조는 소비자들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귀띔했다. 

 

▲ 전문가들은 고물가 기조 속에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한화갤러리아의 식음료 사업이 향후 더욱 큰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평일 저녁시간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벤슨 매장 내부. ⓒ르데스크

 

현재 한화갤러리아는 에프지코리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앞서 지난해 12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에쿼티파트너스와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약 6개월간의 실사 과정까지 거쳤으나 아직 본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난 6월 11일 MOU를 재체결하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에는 압구정점 매장 문을 닫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매장은 대치동 내 최고 알짜 상권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 사거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인근에는 한화갤러리아의 또 다른 자회사인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운영하는 '벤슨' 매장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인 만큼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한화갤러리아의 식음료 신사업이 향후 더욱 큰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 속에서 프리미엄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은 자칫 성장 한계에 부딪히기 쉽다"며 "최근 한화갤러리아가 대치동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곳은 부촌이기는 하나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유입된 인구가 많다 보니 외식 메뉴 선정에 있어서도 비교적 깐깐한 소비자가 많은 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높은 가격 때문에 국내 시장 안착에 실패해 철수한 전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신규 점포 초기 운영비와 원재료비 상승 등 비용 요인이 수익에 영향을 미쳤지만 연간 기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운영 효율화와 안정적인 매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며 "퓨어플러스의 적자전환은 기계설비 구매와 노후 설비 교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으며 해외 판로와 신규 거래처를 확대해 매출 기반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F&B 신사업은 사업별로 성장 단계와 투자 시점에 차이가 있으며 현재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여가는 과정에 있다"며 "특히 벤슨은 론칭한 지 1년 남짓한 신생 브랜드로 현재 생산시설 구축과 매장 확대에 따른 초기 비용이 반영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매장 수가 50개 이상으로 확대되면 규모의 경제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청산한 한화비앤비는 10년 이상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수행해 왔으나 누적 손실과 자본잠식으로 사업 지속이 어려워 지난해 청산을 완료했고, 사회적기업으로 성과보다는 사회 공헌 차원이라 별개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당사의 F&B 신사업의 프리미엄 전략은 단순히 높은 가격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제품과 높은 품질,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소비 양극화 속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시장 환경과 소비자 수요 변화에 맞춰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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