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풍비박산’ 삼전닉스 레버리지, 규제 강화냐 상장폐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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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풍비박산’ 삼전닉스 레버리지, 규제 강화냐 상장폐지냐

더리브스 2026-07-31 16:34: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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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증권(ETN)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며 투자 손실을 늘린 가운데 금융당국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다만 한시라도 빨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상장폐지도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개인 투자자 손실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당국은 신규 상장 및 광고 중단에 이어 예탁금 상향 조정 등을 기존 계획보다 빨리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종목으로 증시가 지속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속한 상장과 마찬가지로 빠른 상장폐지가 답일 수 있다.


당국, 보완책 일단 지켜보기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정부와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애초에 출시를 희망하는 수요가 많지 않았던 정황이 알려진 가운데 지난 5월 27일 전격 상장이 이뤄진 건 정부·당국 의지가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당국은 지난 16일 신규 상장 중단 및 광고 금지 조치와 기본예탁금 강화조치, 괴리율 관리 강화 등 보완방안을 내놨으나 반도체주 악화 등으로 손실 규모가 급증함에 따라 일부 시행을 앞당기기로 했다. 내달 중으로 앞서 예정됐던 예탁금 상향은 31일부터 적용됐다.

긴밀한 시장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땜질식 처방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코스닥이 급락해 매도사이드카(일시 효력정지)가 28-29일 발동됨에 따라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한 개인별 투자 한도를 총 투자금액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은 29일 즉시 시행됐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수습하는 대책이 과연 실효성을 갖췄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하나 당국은 일단 정책 효과를 지켜보려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라며 “효과가 있으면 좋은 거고 또 추가적인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연, 손실폭 확대 막을 상장폐지 주장 


정책 효과를 기다리기엔 실시간 손실폭이 확대됨에 따라 일부 정치권과 개인 투자자들은 상장폐지를 바라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지난 21일 국회 토론회에서 “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드라마가 아닌 현실판 ‘오징어게임’이라며 “막가파식 초고속 밀어붙이기 출시는 K증시 역사상 미증유 사건으로 흑역사의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해당 상품을 두고 한투연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상품’이라고 평했는데 이는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에서 나온 주요 반응과도 일맥상통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는 해당 상품 관련 더리브스 질의에 모두 “나오면 안 되는 상품”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전문투자자 요건으로 상향하는 방안까지 검토되는 상황을 두고도 이들은 “진작 했어야 했다”라는 반응이었다.

한투연 정의정 대표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규제 강화는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며 “근본적인 처방이 있어야 되는데 땜질식 처방 가지고는 해결이 안된다. 개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봤자 외국인·기관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폐지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계속 존치했을 때 국민 피해 총략하고 페지했을 때 피해금액 중 어느 게 더 클지 비교하면 답이 나온다”라며 “외국계 투기 자본 세력이 들어와 수시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개인 투자자 자산을 갉아먹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에 이는 심각한 국부 유출”이라고도 덧붙였다.


전문가, 상장폐지 현실적으론 어렵단 의견 


[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개인 투자자 시각과 달리 상장폐지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신세돈 명예교수는 더리브스 질의에 “기존 상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40%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경우가 많을 텐데 만약 상장폐지를 한다면 정부가 보상하라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정부가 도의적인 책임은 있지만 법률적으로나 재정적인 책임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물론 제도를 설계할 때 미흡한 게 있었지만 배상 책임을 물을 것까지는 아니고 보완하는 쪽으로 가는 게 정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대응이 미흡했던 측면도 짚었다. 상장 진행이 빨랐던 만큼 대응도 더 신속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 교수는 “3000만원 예탁금 상향만 봐도 즉각 도입을 했어야 했는데 안하고 미뤘다”라며 “신규 상품 판매 중단이나 괴리율, 배율 등을 줄이는 조치들을 빨리빨리 실행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상장폐지보단 해당 상품의 가치나 수요가 자연적으로 줄어들도록 ‘자연사’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일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변동성이 커지고 등락이 반복되면 일일 재조정과 복리 효과 때문에 상품의 가치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라며 “투자자들은 투자하지 않고 상장폐지보다는 운용사 LP(유동성공급자) 그리고 약간의 제도상의 도움으로 점진적으로 줄여가는게 최선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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