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무서워도 에어컨은 못 끈다”…폭염에 ‘파워 냉방’ 내건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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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무서워도 에어컨은 못 끈다”…폭염에 ‘파워 냉방’ 내건 자영업자들

경기일보 2026-07-31 15:11:26 신고

3줄요약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자영업자들의 손님맞이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카페와 음식점들은 '파워 냉방', '에어컨 빵빵' 등의 문구를 내걸며 시원한 실내 환경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손님을 붙잡기 위해 냉방을 강화하는 것이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만큼 전기요금 부담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3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기지역 상권에서는 냉방 상태를 강조한 입간판과 안내문을 내건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업주는 폭염이 시작된 뒤 직접 안내문을 제작해 출입문에 붙이거나 행인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며 손님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온라인 배너 제작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경기일보가 검색 상위권 온라인 배너 제작업체 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간 인기 판매 상품 상위권에는 '파워 냉방 중', '에어컨 빵빵' 등 냉방을 전면에 내세운 홍보물이 다수를 차지했다.

 

실제 자영업자들은 손님을 위해 냉방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남 수정구 복정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남궁예찬 대표는 "'파워 냉방' 안내문을 붙인 뒤에는 이전보다 매출이 10~30% 정도 증가한 것 같다"며 "더위를 피해 쉬어 가거나 공부를 하려는 손님들이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 부담이 적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손님들에게 시원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비용을 감수하며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 팔달구 행궁동에서 핫도그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성우 대표도 올해 처음 '파워 냉방' 안내문을 매장 앞에 내걸었다. 김 대표는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덥다는 체감이 들고, 날씨가 너무 더워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꺼리는 것 같았다"며 "찾아오는 손님들이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안내문을 붙이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대표의 매장을 찾은 소비자는 냉방 안내문이 매장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박민재씨는 이날 몸 곳곳에 냉감 패치를 붙인 채 행궁동 거리를 둘러보다 김 대표의 핫도그 가게를 찾았다. 그는 "점심을 먹고 거리를 구경하다 너무 더워 잠시 쉴 곳을 찾고 있었는데 '파워 냉방'이라는 문구가 보여 들어오게 됐다"며 "'파워 냉방' 같은 문구가 있는 매장은 없는 곳보다 한 번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이 확실히 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런 문구를 붙인 가게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더우면 시원한 곳을 먼저 찾게 되고, 막상 들어갔는데 시원하지 않으면 금방 나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여름 경기지역 최대 전력수요가 2만2천248MW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24년 8월20일(2만2천108MW)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냉방을 강화할수록 자영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손님을 위해 에어컨을 계속 가동할 수밖에 없지만 전기요금과 식자재 가격 등 운영비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전기요금뿐 아니라 식자재 가격까지 모두 올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큰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냉방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안내문이라도 붙여 손님들의 발길을 한 번 더 붙잡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소비자의 매장 선택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폭염으로 더운 공간에서는 식욕이 떨어지고 실외 활동도 줄어들지만 시원한 냉방 공간이라는 점이 강조되면 소비자는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매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며 "'파워 냉방'이나 '냉방 중' 같은 문구는 단순한 안내를 넘어 소비자를 유인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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