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약·바이오 ‘부풀린 기대’ 차단⋯공시 기준 대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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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제약·바이오 ‘부풀린 기대’ 차단⋯공시 기준 대폭 강화

M투데이 2026-07-31 14:13: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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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금융감독원
출처=금융감독원

[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이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할 때 계약금과 조건부 마일스톤을 구분하지 않은 채 최대 계약 규모만 앞세우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를 일반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바꾸는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임상시험 결과와 기술이전 계약 규모가 실제 성과보다 과도하게 해석되거나 공시와 언론보도 사이에 내용 차이가 발생해 투자자 혼란을 유발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외부 자문위원과 제약·바이오 업계가 참여한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증권신고서와 정기·수시공시, 언론보도 전반을 검토했다.

가장 큰 변화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기업공개에 나설 때 공모가 산정 근거를 보다 세분화해 공개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은 공모가에 반영한 가정을 예상 시장 규모, 임상시험 성공 확률, 허가·심사 위험, 개발기간과 소요비용 등 네 가지 항목으로 나눠 제시해야 한다.

예상 시장 규모는 해당 의약품이 이론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전체 시장과 회사의 사업 역량·생산능력을 고려한 실제 목표시장으로 구분해야 한다. 전체 환자 수나 글로벌 시장 규모를 그대로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단율과 치료율, 처방 가능한 환자군, 경쟁 약물, 영업망 등을 반영해 실제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을 산정하도록 한 것이다.

외부 통계나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활용하면 자료명과 작성 기관, 작성 시점도 밝혀야 한다. 최신 자료가 있는데도 과거 자료를 사용했다면 그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

임상시험 성공 확률도 기업이 임의로 정하기 어려워진다. 파이프라인과 임상 단계, 적응증, 치료제 유형별로 확률을 구분하고 논문이나 외부 통계 등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기술이전 체결을 전제로 미래 매출을 계산한 경우에는 예상 기술이전 시점까지 각 임상 단계의 성공 확률을 반영해야 한다.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과 이에 따른 위험도 함께 공개하도록 했다.

임상시험 성공 이후의 허가 과정도 별도 위험 요소로 다뤄진다. 기업은 허가를 신청할 규제기관과 적응증, 신청 예정 시점, 예상 심사기간과 허가 완료 시점을 공개해야 한다. 보완자료 제출 요구나 심사 지연, 허가 반려, 적응증 축소 가능성 등도 기재 대상이다.

개발기간과 비용은 임상 단계별로 구분된다. 환자 모집과 데이터 분석, 허가 준비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될 수 있는 요인을 밝히고 단계별 소요자금과 조달 계획도 제시해야 한다. 추가 자금이 필요하면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 예상 조달 방식까지 기재하도록 했다.

상장 이후 정기공시에서는 파이프라인의 전체 이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금감원은 사업보고서와 분·반기보고서에 현재 개발 중인 후보물질뿐 아니라 과거 개발 계획을 공개했던 파이프라인의 개발 완료와 중단, 기술이전, 품목허가 현황 등을 함께 기록하는 방식의 ‘연구개발 이력관리 총괄표’를 신설한다.

아울러 최초 계획보다 개발 일정이 늦어진 경우에는 지연 사유와 변경된 계획도 밝혀야 한다. 회사가 과거 개발을 발표한 뒤 별도 설명 없이 관련 내용을 공시에서 제외하는 사례를 줄이려는 조치다.

기술이전 계약 공시도 총 계약 규모 중심에서 실제 수령 가능 금액 중심으로 바뀐다. 기업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과 개발 마일스톤, 허가·판매 마일스톤, 로열티를 구분해 공개해야 하며, 각 금액을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과 금액의 성격도 함께 기재한다.

임상과 허가, 상업화에 모두 성공해야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계약 체결과 동시에 확보된 수익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에도 상대 기업의 규모와 사업 역량 등 계약의 실질을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

임상시험 결과를 알리는 수시공시에는 일반 투자자가 전문용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용어의 의미와 해석 방법이 추가될 예정이다. 최초 공시 이후의 개발 경과는 정기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도 연결한다. 다만, 수시공시 개정 사항은 한국거래소가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대한 기준도 강화된다. 기업의 주가와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는 보도자료가 아닌 공시를 통해 먼저 공개해야 한다.

언론에 배포하는 자료는 공시 내용과 일치해야 하며, 공시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추가하거나 공시와 다른 내용을 담아서는 안 된다. ‘꿈의 신약’, ‘승인 임박’, ‘사실상 임상 성공’과 같은 과장되거나 주관적인 표현도 자제하고 객관적인 사실과 수치를 사용하도록 했다.

특정 투자자나 일부 기관에 정보를 먼저 제공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모든 투자자가 같은 시점에 동일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보도자료 배포 전 내부 승인 절차를 마련하고 위반 시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하도록 권고했다.

금감원은 "희귀의약품이나 패스트트랙 지정이 품목허가를 의미하지 않으며, 논문 게재와 유명 연구자 영입 역시 임상시험 성공이나 상업화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AI와 비만치료제, 메신저리보핵산 등 유행하는 분야를 내세운 기업은 실제 전문인력과 특허, 연구개발 조직, 자금계획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상장기업과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비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이 증권신고서를 작성할 때 이번 가이드라인을 반영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심사 과정에서 기재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정정 요구도 실시한다.

제약·바이오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심사 사례와 업계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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