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공석이 된 중앙윤리위원 2명을 추가 임명하며 윤리위원회를 다시 7인 체제로 복원했다. 표면적으로는 윤리위원들의 잇단 사퇴로 흔들린 윤리위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단순한 조직 보강을 넘어 장 대표가 '당 기강 확립'을 명분으로 윤리위를 앞세운 리더십 재정비에 나섰다는 해석과, 비판 세력을 겨냥한 '징계 정치'라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30일 윤리위원 2명을 추가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최근 윤리위원 2명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5인 체제로 축소됐던 윤리위를 다시 7인 체제로 복원한 것이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실명이 공개되면서 부담을 느낀 위원들이 사임한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선 과정부터 당내 갈등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윤리위원 임명안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표결 끝에 통과됐지만,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반대하며 회의장을 떠났고, 일부 최고위원들과 언쟁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기권 의사를 밝히며 "사람을 징계하기 전에 징계를 결정하는 기구의 권위와 정당성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장면은 현재 국민의힘 윤리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를 보여준다. 윤리위는 당헌·당규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독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기구지만, 최근에는 징계 대상보다 윤리위 운영 자체가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실제로 윤리위원들의 잇단 사퇴와 정족수 미달, 윤리위원장과 부위원장 간 공개 충돌, 회의 내용 유출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윤리위의 권위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우종환 부위원장은 윤민우 위원장을 향해 '당대표 충성용 징계 기준안'이라고 비판했고, 윤 위원장은 다시 비밀 유지 의무 위반 시 해임을 요청하겠다고 맞섰다. 당내 최고 윤리기구가 내부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 당 대표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당내 공개 비판과 계파 갈등이 이어지면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라 있는 상태다. 장 대표는 이후 줄곧 '당 기강'과 '당의 질서 회복'을 강조해 왔으며, 조경태·권영진·진종오 의원 등에 대한 징계 절차 역시 이러한 기조의 연장선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 측은 윤리위가 특정인을 겨냥한 정치적 기구가 아니라 당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설명한다. 당헌과 당규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책임을 물어야 조직이 바로 설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징계 대상이 대부분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던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기강 확립'보다 '징계 정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윤리위 운영을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를 서두를 경우 오히려 당내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윤리위원 충원으로 보지 않는다. 윤리위는 장동혁 지도부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험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리위가 공정성과 독립성을 회복해 당의 기강을 세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계파 갈등의 또 다른 전선으로 남게 될지는 앞으로 진행될 징계 절차와 그 결과에 대한 당 안팎의 신뢰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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