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정몽규(64)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청문회장에서 무책임한 언행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정몽규 전 회장은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축구협회를 대상으로 개최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번 청문회는 지난달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후 추진됐다. 여야 의원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전 감독 선임 절차 등 대표팀 관련 문제를 비롯해 축구협회 운영 전반을 지적했다.
약 13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 초반 정몽규 전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13년의) 재임 기간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으나, 일련의 논란과 북중미 월드컵 결과가 미흡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과 팬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송구스럽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설 것이냐는 질의에 월드컵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만큼 나서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정몽규 전 회장이 직접 회장직을 맡지 않더라도 이미 축구협회 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들이 많아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이에 대해 정몽규 전 회장은 "이미 사퇴했다"거나 "후임의 몫"이라는 회피성 답변을 남겨 질타받았다.
또한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선 도전할 때 50억 기부를 약속했는데, 지난해 축구협회로 들어온 기부금 내역을 문체부를 통해 받았더니 기부 내역이 없다"고 지적하자 우물쭈물하다가 "아직 못 했다"고 답했다. 그는 4선 도전을 앞두고 천안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축구협회에 5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면 청문회가 열겠느냐"는 질문에는 "16강에 진출했다면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대해 임오경 의원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6강에 오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축구협회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반드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했다"고 반박했다.
그 외에도 이날 정몽규 전 회장은 청문회 도중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과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용근 의원은 오후 청문회 속개를 앞두고 정몽규 전 회장에게 "어제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다. 더 잘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송구하다"는 문자를 남겼다. 이에 정몽규 전 회장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자리 말고 다른 자리에서 인사드리겠다"고 답장했다. 이후 여당 측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정몽규 전 회장은 "국민께 사과드린다"면서도 "청문회와 관련해 어떤 특별한 부탁이나 편의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한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비롯해 오랜 기간 국민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는 스포츠였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정몽규 전 회장 체제에서 연이은 논란으로 신뢰를 잃었다. 정몽규 전 회장은 물러났지만, 한국 축구는 다음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청문회장에서 부인과 회피로 일관한 정몽규 전 회장의 태도는 더욱 아쉬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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