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혁 작가의 장편소설 '수족관'이 여름철 역주행 흐름을 타고 종합 베스트셀러 정상에 올랐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 뉴스1
'수족관' 베스트셀러 정상 차지
'수족관' 표지. / 포스터샵
교보문고가 발표한 7월 4주차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유래혁의 '수족관'이 전주보다 3계단 오르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2023년 12월 말 출간된 이 책은 2년 반 넘게 시간이 흐른 올해 중순부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여름 초입 순위를 빠르게 끌어올린 끝에 마침내 정상에 다다랐다.
순위 상승의 동력은 20대 독자층이었다. 교보문고 집계에서 '수족관' 구매 독자 가운데 20대 여성이 2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20대 전체로는 30%가량에 이르렀다. 방학을 맞아 서점을 찾은 학생 독자들의 구매도 힘을 보탰다. 여름 분위기와 어울리는 청량한 표지 역시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수족관'은 보육 시설에서 자라난 인물 '류이치'가 먼저 보육 시설에서 도망쳐 나온 '아카리'를 만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이 서로를 통해 변화하고 자아를 찾아간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유래혁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양귀자의 '모순', 정대건의 '급류'를 잇는 역주행 한국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상을 내준 것은 인문 강자들이었다. 마드리드·바르셀로나·리스본·포르투를 여행하며 쓴 유시민 작가의 '유럽 도시 기행 3'이 2위,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가 3위에 자리했다. 헤세의 또 다른 대표작 '데미안'도 19위에 올라 고전 소설의 꾸준한 저력을 보여줬다. 4위는 최근 별세한 일본 추리소설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투명한 나선'이 새로 진입했다.
이어 '참 영원한 성자들의 크신 사랑'이 5위, 프리드리히 니체의 '니체의 초월자'가 6위, 고명환의 '독서의 기술'이 7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8위를 차지했다. 박상영의 신작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가 출간과 동시에 9위에 오르며 소설의 강세를 이끌었고, 양귀자의 '모순'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도 15위 안에 들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가볍게 읽을 신작 소설과 입소문을 탄 역주행 작품, 검증된 고전·스테디셀러가 순위권을 고루 채운 모습이다.
추리소설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별세…신작에 쏠린 추모 열기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서점에 고인의 작품들이 진열돼 있다. / 뉴스1
베스트셀러 4위에 오른 '투명한 나선'의 배경에는 일본 문학계의 비보가 있었다.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거느린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가 6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일본 출판사 고단샤는 지난 27일 공식 홈페이지에 부고를 내고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23일 새벽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장례는 유가족만 참석한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1958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는 오사카부립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며 소설을 썼다. 재직 중 집필한 '방과 후'로 1985년 일본 추리문학 신인상인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1999년 '비밀'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거머쥐었다. 해당 작품은 치밀한 트릭과 대중적 흡인력을 겸비한 작품으로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대표하는 이름이 됐다. 다작으로도 유명한 그는 공저를 제외한 저서만 106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고가 전해지고 국내 독자들의 애도가 신작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내 번역 출간된 '투명한 나선'은 교보문고에서 종합 4위로 진입한 데 이어 예스24에서는 7월 다섯째 주 종합 1위에 올랐다. 부고가 알려진 뒤 판매량은 전주 대비 326.5% 급증했다. 신작을 향한 관심은 특히 40~50대 중장년 독자층에서 두드러졌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읽힌 해외 작가이기도 하다. 교보문고가 2016년 7월 27일부터 2026년 7월 26일까지 소설 분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는 국내외 작가를 통틀어 한강에 이어 2위, 해외 작가 중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팔린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만 약 200만 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었다.
오랜 작품 활동으로 넓은 독자 스펙트럼을 구축해 온 만큼, 그가 남긴 이야기의 여운은 이어질 전망이다. 마지막 집필작인 '영원의 기억'은 오는 8월 5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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