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커스] BTS·임영웅이 키운 시장, 대학로가 이어받았다…공연산업 새 성장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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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커스] BTS·임영웅이 키운 시장, 대학로가 이어받았다…공연산업 새 성장 공식

뉴스컬처 2026-07-31 09:49: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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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공연시장은 또 한 번 기록을 새로 썼다. 공연 횟수와 관객 수가 함께 늘어난 데 이어 티켓 판매 규모는 처음으로 8000억 원을 넘어섰다. 외형 확대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지역 공연장과 연극시장까지 활기를 되찾으면서 산업 전반이 한 단계 도약하는 모습이다. 

한국 공연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빠른 회복 국면을 거쳐 이제는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콘서트가 시장을 견인하는 동안 뮤지컬과 연극, 대학로 공연까지 관객을 끌어들이며 소비 저변이 넓어졌다. 공연을 여가가 아닌 경험 소비로 받아들이는 문화도 자리 잡았다.

■역대 최대 실적…8000억 원 시대 열다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사진=CJ ENM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사진=CJ ENM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발간한 '2026년 상반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은 약 80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약 660억 원 늘어난 규모다. 티켓 예매는 1140만여 장으로 증가했고 공연 건수 역시 1만658건까지 확대됐다. 최근 5년 동안 모든 지표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공연 수가 늘어난 것보다 더욱 눈에 띄는 변화는 관객의 소비 규모다. 가격이 높은 공연에도 관람 수요가 이어지면서 시장 규모가 더욱 커졌다. 공연업계에서는 소비 위축 우려와 달리 문화 소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스타 공연이 시장을 견인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컴백을 기념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공동취재단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컴백을 기념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상반기 흥행작 명단에는 대형 공연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 월드투어를 비롯해 임영웅 콘서트, 박효신 라이브 공연, NCT DREAM, 세븐틴, 엔하이픈 등이 판매 상위권을 형성했다. 공연 하나가 수십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시장 규모를 크게 끌어올렸다. 

뮤지컬도 강세를 이어갔다. '데스노트', '킹키부츠', '비틀쥬스', '물랑루즈!', '빌리 엘리어트', '베토벤' 등이 꾸준히 관객을 모았다. 해외 화제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라이프 오브 파이' 역시 흥행에 성공하며 공연 선택 폭을 넓혔다. 

■서울 독주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2025-26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모습. 사진=CJ ENM
2025-26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모습. 사진=CJ ENM

공연 소비는 여전히 수도권 비중이 높다. 서울·경기·인천은 전체 티켓 판매액의 81%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비중은 낮아졌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눈길을 끈 지역은 부산이다. 부산의 티켓 예매는 62.5%, 판매액은 무려 147.9% 증가했다. 광주와 대전도 판매액이 각각 50% 이상 늘었고 강원 역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국 곳곳에서 대형 공연과 지역 문화 콘텐츠가 함께 성장하면서 공연 소비가 서울 밖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대학로가 다시 살아났다

공연시장 변화는 대학로에서도 확인된다. 대학로 공연은 공연 수와 예매 규모, 판매액 모두 증가했다. 특히 판매액 증가폭이 예매 증가율을 웃돌면서 관객들이 작품성을 갖춘 공연에 적극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오픈런 공연 역시 관객 수는 비슷했지만 판매액은 40%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공연 소비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격보다 공연의 완성도와 배우, 작품 경쟁력을 우선하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공연업계도 대형 제작과 프리미엄 콘텐츠 개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연극의 부활…대형 뮤지컬 틈에서 존재감 키웠다

연극 '불란서 금고' 금새록 . 사진=장차, 파크컴퍼니
연극 '불란서 금고' 금새록 . 사진=장차, 파크컴퍼니

올해 공연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연극이다. 오랫동안 뮤지컬과 대중음악 공연에 가려졌던 연극이 다시 관객을 끌어들이며 존재감을 키웠다. 공연 편수 증가에 머물지 않고 매출까지 크게 뛰어오르며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상반기 연극 공연은 1518편, 공연 횟수는 2만8727회로 집계됐다. 티켓 판매는 약 176만 장, 판매액은 약 75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티켓 판매액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예매 규모도 26% 넘게 증가했다. 공연 제작 확대보다 관람 수요가 더욱 빠르게 커졌다는 의미다. 

흥행작도 다양해졌다. 일본 원작을 무대화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해외 라이선스 공연의 경쟁력을 보여줬고, '라이프 오브 파이'는 서울과 부산 공연 모두 높은 관심을 얻었다. 대학로에서는 '불란서 금고', '비밀통로: INTERVAL', '아트', '벙커 트릴로지' 등이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연극 저변 확대를 이끌었다. 

■공연장은 작아졌지만 시장은 더 커졌다

공연 횟수만 보면 소극장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300석 미만 공연장에서 열린 공연은 전체의 33%를 차지했고 공연 횟수는 절반을 훌쩍 넘었다. 창작 연극과 소규모 뮤지컬, 대학로 작품이 꾸준히 공급되면서 소극장은 공연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이어갔다. 

반면 매출은 중대형 공연장이 이끌었다. 1000석 이상 5000석 미만 공연장에서 약 398만 장의 티켓이 판매됐고 판매액은 3145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과 인기 콘서트가 이 구간에 몰린 결과다. 

초대형 스타디움 공연도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다만 공연 횟수는 줄었지만 판매액은 늘어났다. 같은 좌석이라도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부산이 보여준 반전…지역 공연도 경쟁력 확보

'피노키오와 파란마녀'_공연모습. 사진=부산문화회관
'피노키오와 파란마녀'_공연모습. 사진=부산문화회관

지역 공연시장에서는 부산이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겼다. 티켓 판매액 증가율이 147.9%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 성장률을 보였다. 대형 콘서트와 뮤지컬 유치가 이어졌고 공연 인프라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관객이 서울로 이동하지 않고도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광주와 대전 역시 판매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공연장이 지역 문화 소비를 이끄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방 공연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 제작사들도 서울 장기 공연 이후 지역 투어를 적극 추진하는 분위기다. 

■'많이 보는 시대'에서 '좋은 공연을 보는 시대'로

공연시장은 이제 양적 확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티켓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관객은 작품성과 출연진, 공연 경험을 고려해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공연 한 편이 여행과 외식, 숙박 소비까지 연결되는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도 더욱 커지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실적은 공연산업이 코로나19 회복기를 넘어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대형 K팝 공연은 세계 시장과 연결됐고, 뮤지컬은 안정적인 흥행 기반을 확보했으며, 연극은 다시 관객의 선택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역 공연시장까지 활력을 얻으면서 국내 공연산업은 외형과 수익성 모두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8000억 원 돌파는 단순히 티켓 판매 증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 소비층이 넓어지고 시장 구조가 다변화됐다는 신호”라며 “K팝 스타 공연의 글로벌 영향력과 뮤지컬·연극 콘텐츠의 안정적인 수요, 지역 공연 인프라 확충이 맞물리면서 국내 공연산업의 성장 기반이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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