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하는 안민석 교육감 모습. /연합뉴스
정당한 훈육조차 아동학대로 고발당하는 교실, 경기도교육청이 '교사 형사 면책권'이라는 법적 방패 추진에 나섰다.
수업 중 떠드는 아이를 꾸짖었다가 경찰 조사를 받는다. 체험학습을 나갔다가 불가피하게 발생한 안전사고임에도 형사적 책임을 교사 혼자 뒤집어쓴다. 대한민국 공교육 현장의 씁쓸한 민낯이다.
이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칼을 빼 들었다. 안 교육감은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교권 추락 원인을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며 근본적인 법 개정을 예고했다.
구조적 폭탄 돌리기, 법정이 된 교실
안 교육감이 지적한 핵심 모순은 현행 아동복지법에 있다.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역설적으로 교사 손발을 묶는 족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 교육감은 방송에서 "선생님들이 잘못된 아이를 혼내거나 벌 줄 수가 없다. 그렇게 하면 아동학대로 고발되고 신고된다"며 "선생님들이 최소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행법상 아동학대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해석되면서,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마저 범죄로 취급받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법률적 한계를 꼬집은 것이다.
형사상 면책권과 변호사 대거 투입
타개책으로 안 교육감은 형사상 면책권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교사가 정당한 교육 활동 중 발생한 문제에 대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도록 법의 보호막을 씌우겠다는 것이다.
교육감 권한만으로는 법 개정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안 교육감은 "교육감이 국회에 가서 법을 고쳐달라는 입법 로비 활동을 하는 게 당연한 임무"라며 "이번 하반기 국회에서 이를 해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장을 지킬 법률 전문가 투입은 이미 궤도에 올랐다.
경기도교육청이 50명 규모로 모집한 '교권보호전담관'에는 무려 1823명이 지원해 36대 1의 뜨거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안 교육감은 "변호사들이 정말 많이 지원하셨고, 심지어 바쁜 의사들도 수십 명 지원했다"며 무너진 교권을 법과 제도로 세우겠다는 열망을 전했다.
직접 국회 문을 두드리며 법률 판을 바꾸겠다는 그의 선언이 벼랑 끝에 선 교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법조계와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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