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정명달 기자]
경기도가 국내 산지에 널리 자생하는 팥배나무에서 탈모 증상 완화와 두피 건강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관련 특허 출원과 제품 개발까지 마쳤다. 그동안 조경수와 관상수로 주로 활용돼 온 팥배나무가 천연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지역 산림자원의 산업적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지역소득개발연구를 통해 팥배나무 가지와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물의 생리활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항산화와 항염증 작용은 물론 모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유두세포의 활성 가능성도 확인됐다.
연구소는 이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3월 ‘팥배나무 추출물을 함유하는 탈모 완화 또는 탈모 방지용 조성물’을 경기도청 직무발명 특허로 출원했다. 특허 출원번호는 ‘10-2026-0038395’다. 이어 지난 7월에는 팥배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도 완료하며 연구실 단계의 성과를 실제 산업화와 상용화로 연결할 기반을 마련했다.
팥배나무 열매 추출물은 실험에서 우수한 항산화 기능을 나타냈다. 활성산소와 같은 산화 유발 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을 확인하는 전자공여능(DPPH) 시험에서는 500ppm 이상의 농도에서 활성산소를 약 93% 제거했다. 1,000ppm 이상의 농도에서는 아미노산 산화도 약 42%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포 단위 연구에서도 두피 건강과 탈모 완화 소재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팥배나무 추출물을 0.1% 함유한 조건에서는 염증 관련 반응이 약 10% 감소했으며, 추출물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모유두세포의 활성과 생존 관련 지표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모유두세포는 모낭 주변에 존재하며 모발의 성장과 유지에 관여하는 핵심 세포다. 이번 연구 결과는 팥배나무 추출물이 모발 성장 환경을 개선하고 두피 건강을 지원하는 천연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팥배나무 추출물을 단순한 첨가 원료로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했다. 연구소는 천연 추출물을 제품의 기본 용액으로 활용해 추출물 함량을 최대 50%까지 높였다. 이를 통해 천연물 기반 제품의 특성을 강화하고, 팥배나무의 생리활성 효과를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했다.
팥배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성 큰키나무로 약 15m까지 자란다. 봄철에는 배나무와 닮은 흰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팥과 비슷한 붉은 열매를 맺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의 산지에 분포하며, 지금까지는 주로 조경과 관상 목적에 활용돼 왔다.
특히 팥배나무는 국내 산지에 비교적 넓게 분포해 원료 확보가 용이하고, 다른 희귀 천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지속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연구소는 이러한 자원 확보의 안정성이 향후 천연물 기반 화장품과 두피 관리 제품 등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팥배나무뿐 아니라 그동안 산업적 활용이 제한적이었던 산림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연구를 지속해 왔다. 생태계 교란식물인 환삼덩굴을 비롯해 까마귀쪽나무, 잣 구과 외종피 등 다양한 산림자원의 생리활성을 분석하고, 탈모 완화 관련 특허 출원과 등록, 제품 개발, 기술이전 등을 추진했다.
이는 산림을 단순히 산소와 목재를 제공하는 자연공간으로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미래 바이오산업을 이끌 수 있는 고부가가치 천연자원의 보고로 활용하려는 경기도의 산림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연구소는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천연 추출물을 기업에 공급하는 ‘산림자원 천연물 분양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기술이전 기업 등이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고 연구 성과를 제품으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공공 연구기관의 성과가 지역 산업과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택준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장은 “산림자원은 산소와 목재를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 미래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천연자원”이라며 “바다향기수목원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낮은 산림자원의 생리활성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천연물 자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천연 추출물 분양과 기술이전을 확대해 연구 성과가 기업의 제품 개발과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기도 산림자원의 경제적·산업적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도내 산림자원의 과학적 가치를 발굴하고, 연구·특허·기술이전·제품 개발을 연계하는 산업화 모델을 확대할 방침이다. 팥배나무 추출물 연구는 활용도가 낮았던 토종 산림자원을 미래 바이오산업의 원료로 전환한 사례로, 산림자원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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