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오른손 투수 전영준(24·SSG 랜더스)이 혼신을 다해 던진 '8구'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SSG는 지난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를 3-5로 패했다. 선발 외국인 투수 토마스 해치(6이닝 2실점)의 호투를 앞세워 7회까지 3-2로 앞섰으나 8회 초 불펜이 무너진 게 뼈아팠다. 주중 1·2차전에 모두 등판했던 필승조 3명(노경은·김민·조병현)을 투입하지 못한 공백이 뼈아팠다.
이날 SSG는 7회 초 최대 위기를 맞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해치는 선두타자 안재석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후속 조수행의 번트 타구를 다소 여유 있게 처리하려다 내야 안타까지 내줬다. 이어진 도루와 김인태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SSG 벤치가 꺼내든 첫 번째 카드는 전영준이었다.
부담이 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전영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첫 타자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후속 박찬호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 위기를 깔끔하게 넘겼다. 결정구는 각각 직구와 슬라이더. 비록 8회 점수 차가 뒤집히며 팀은 승리를 놓쳤지만, 전영준은 시즌 첫 홀드를 챙겼다.
전영준은 올 시즌 37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7.02를 기록 중이다. 주요 불펜 자원으로 자리 잡았던 지난 시즌 성적(34경기 평균자책점 4.61)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수치. 하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으며 반등의 조짐을 보인다. 이숭용 SSG 감독도 전영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지난 26일 이로운과 전영준을 언급하며 "두 친구가 올해도 그렇고 내년에는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핵심 인물 둘"이라며 "그 친구들이 내가 생각하는 만큼 올라와야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영준에게 이번 등판은 단순한 시즌 첫 홀드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올 시즌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가장 부담스러운 순간에 자신의 강점을 증명하며 다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두산전 8구가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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