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하지현 기자 | 현대리바트가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증가 등 재무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배당 규모는 유지했다. 지난해 연결 순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주당 배당금은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배당성향은 두 배 이상 뛰었다. 배당을 확대한 결과가 아닌 이익 감소를 배당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나타난 배당성향 상승인 셈이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으로 최대주주 지분율까지 높아지면서 실적 둔화 국면에서도 오너 일가 몫의 주주환원은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1분기 실적 '급랭'…수익성 크게 둔화
현대리바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5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378억원 대비 1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5억1000만원에서 10억5000만원으로 88.9%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2.17%에서 0.30%로 하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5억6000만원에서 16억2000만원으로 75.4% 감소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90억3000만원에서 7억원으로 92.2% 줄어 연결 기준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연간 기준으로도 부진이 이어졌다. 연결 영업이익은 2024년 240억원에서 2025년 157억원으로 34.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52억원에서 74억원으로 51.2% 줄었다.
차입 규모도 확대됐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1004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243억원으로 약 238억원 증가했고, 장기차입금 400억원이 새롭게 발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0억5000만원에 그친 반면 금융원가상 이자비용은 11억4000만원으로 이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을 금융원가상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0.92배를 기록하며 1배를 밑돌았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만으로는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한 셈이다.
◆ 이익 줄었는데 배당은 유지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52억원에서 74억원으로 51.2% 감소했다. 반면 주당 현금배당금은 130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17.23%에서 35.30%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이는 배당금을 늘린 결과라기보다 감소한 이익에도 배당 규모를 유지하면서 나타난 수치다. 다시 말해 배당 확대보다는 실적 악화가 배당성향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현대리바트는 배당정책으로 별도 기준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배당하고 전년 배당금 대비 ±30% 범위 내에서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현대지에프홀딩스도 동일한 배당 정책의 수혜를 받았다. 현대리바트의 최대주주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자사주 소각 이전인 올해 1분기 말 기준 4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지분 39.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리바트가 유지한 배당과 이번 자사주 소각의 효과가 지주사를 거쳐 정 회장 일가로 귀속되는 구조인 셈이다. 이후 현대리바트는 지난 4월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2.1% 전량을 소각했다. 지난 5월 공시에 따르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율은 41.2%에서 42.02%로 상승했다. 별도의 지분 매입 없이 자사주 소각만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확대된 것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등 10개 계열사는 올해 주주총회 시즌에 약 3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바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자 배당을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했다"며 "지난 4월에는 기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2.1% 전량을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빌트인가구 매출 감소…사업 부진
빌트인가구 매출은 2024년 5067억원에서 2025년 3575억원으로 29.5% 감소했다. 자재유통 부문은 1977억원에서 1088억원으로 45.0% 줄었고, B2B 부문도 6593억원에서 5734억원으로 13.0%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빌트인가구 계약잔고는 977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B2B 사업은 이어가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1분기 현대건설이 발주한 이라크 상수도 인프라 프로젝트(Iraq Water Infrastructure Project)를 신규 수주했다. 다만 해외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수주 확대가 과제로 꼽힌다.
해외 종속기업의 재무 부담은 여전했다. 올해 1분기 기준 6개 종속기업 가운데 현대리바트엠앤에스와 베트남 법인, 인도네시아 법인 등 3개사가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캐나다 법인의 자본총계가 올해 1분기 2612만원으로 소폭 플러스 전환됐지만 부채는 231억원 수준에 달해 재무구조가 여전히 취약했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2025년과 올해 1분기 모두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고 자본총계는 -15억9000만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갔다. 베트남 법인은 올해 1분기 순손실로 전환됐으며, 현대리바트는 해당 법인의 차입금 등에 대해 지급보증과 이행증권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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