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친구나 가족은 답이 빨리 오지 않지만 AI는 길어도 1분 내에는 답을 준다”며 “AI는 나에 대해 평가를 하지 않아 질문하는 것에 부담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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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보다 AI에게 먼저 말을 거는 청년이 늘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얻던 정보와 위로, 결정까지 AI에 맡기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AI 과의존이 사고력 저하와 확증편향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관계맺기를 두려워하는 경향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이 모(33) 씨도 지인을 만나고 난 후에는 ‘오늘 내가 한 말에 그 사람이 기분나빠하지 않았을’라며 피드백을 AI에게 묻는다. 같은 고민을 반복해 말해도 지겨워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AI가 원치 않는 답을 하면 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우길 수 있다”며 “친구랑 대화 중 상대가 지겨워하는 게 느껴지면 ‘나중에 AI랑 얘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청년들이 AI에 의존하는 현상은 수치로도 명백하게 확인된다. 청년문제 관련단체인 사단법인 ‘오늘은’이 지난달 발표한 ‘2026 청년세대 고립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만 19~34세) 480명 중 61.7%가 정서관리 목적으로 AI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립 경험이 있는 청년의 경우 이 비율이 72.3%까지 높아졌다.
또한 AI 이용 청년의 37.8%는 ‘AI가 진짜 친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2.2%는 ‘AI 서비스가 사라지면 정서적으로 상실감을 느낄 것 같다’고 답해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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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삶의 문제와 대인관계는 불명확한 것 투성이고 그 불확실성을 견디며 나아가야 사람이 성숙해진다”며 “AI는 바로 답을 줘 견딜 수 있는 힘을 오히려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서, 사유, 상담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식으로 답을 찾지 않으면 그 기능은 퇴화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하루 2시간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기준이 있지만 AI는 아직 명확한 연구도 가이드라인도 없다”며 “청년뿐 아니라 청소년을 위해서라도 AI 사용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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