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두 여사는 양국 문화의 공통점에 관해 대화를 나누며 역사와 전통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김 여사는 관람을 마친 뒤 “마치 3000년 전을 직접 다녀온 것 같은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981년 개관한 콜럼버스 이전 시대 예술박물관은 칠레 원주민 문화인 마푸체와 라파누이를 비롯해 잉카·마야·아즈텍 등 중남미 전역의 콜럼버스 이전 시대 유물 약 1만점을 소장하고 있다.
김 여사는 “칠레 역사에 있어 뜻깊은 공간일 뿐 아니라 중남미 전역의 선사·고대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박물관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드리아솔라 여사는 “제가 특히 좋아하는 곳에 함께 방문하게 돼 기쁘다”며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닌 유물을 통해 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와 예술성을 소개할 수 있어 뜻깊다”고 화답했다.
두 여사는 박물관의 대표 상설관인 ‘칠레 이전의 칠레’를 찾아 오늘날 칠레가 형성되기 전 다양한 원주민 공동체의 생활과 문화를 살펴봤다.
김 여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미라로 알려진 친초로 미라와 칠레 원주민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마푸체의 목조 조각을 관람했다. 김 여사는 “유물들이 뛰어난 예술성을 갖췄을 뿐 아니라 자연과 공동체를 존중하는 세계관을 담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라파누이의 목조 조각 앞에서는 한국의 장승이 화제에 올랐다. 김 여사는 조상의 영혼과 영적 존재를 형상화했다는 설명을 듣고 “한국에도 마을 입구를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는 장승이 있는데 눈과 표정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약 3000년 전부터 아타카마 사막의 혹독한 기후로부터 원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터번과 모자, 투구 등도 살펴봤다. 김 여사는 “지금 판매해도 될 정도로 아름답고 보존 상태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드리아솔라 여사는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시해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여사는 이어 중부 안데스관으로 이동해 플루트와 나팔, 북, 금속 방울 등 전통 악기와 금속공예품을 관람했다. 아드리아솔라 여사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음원을 재생하며 각 악기의 소리를 소개했다.
모체 문화의 금속공예품을 살펴보던 김 여사는 “한국의 나전칠기에 사용되는 재료와 비슷해 보이는데 조개껍데기가 맞느냐”고 물었다. 아드리아솔라 여사가 조개껍데기를 사용한 것이 맞는다고 답하면서 두 여사는 양국 공예문화의 유사점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안데스 문명의 섬유 예술을 둘러본 뒤 “수천 년 전 제작된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답다”며 “당시 문명의 높은 문화 수준과 창의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역사와 문화를 소중히 보존하고 이를 미래 세대에 전승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칠레는 공통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아드리아솔라 여사는 “다음에 칠레를 다시 방문해 꼭 한 번 더 이곳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물관을 나서는 길에는 어린이와 관광객들이 두 여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드리아솔라 여사는 아이들에게 김 여사를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고 소개했고, 김 여사도 시민들에게 밝게 인사했다.
안 부대변인은 “이번 일정은 한국과 칠레가 서로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양국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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